[뉴스핌=이에라 기자] 제일모직이 외국인의 매수 행진에 힘입어 시가총액 9위로 뛰어올랐다.
기대 이상 높아진 가격에 당혹해 하는 기관들은 증시 내 비중으로 볼 때 제일모직의 추가 편입이 불가피하겠지만, 수급 요인이 해소되면 밸류에이션 면에서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전거래일 대비 1만3000원, 8.23% 오른 17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만4000원까지 상승하며 상장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위(23조850억원)으로 지난달 30일 11위(21조3300억원) 대비 2위나 뛰었다.
장중 한때 8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은 최근 닷새연속 매수우위에 나섰다. 이 기간 동안 사들인 규모는 872억5600만원 어치다.
제일모직 주가 추이 <출처: 키움증권 HTS조회화면> |
지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수급 개선 기대감이 꼽히고 있다. 제일모직은 오는 5일 마감 후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와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다. 올해 3월 경에는 코스피200에도 특례 편입될 계획이다.
기관들은 이 같은 상승세를 두고 '기대 이상'이라며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기관들,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당혹… 비중 면에서 추가 편입 불가피
A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상장 첫날부터 지금까지 주가 모두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라며 "단기간에 이정도까지 갈 것이라 예상한 곳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관들이 큰 폭의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향후 지주사에 대한 방향이 확실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제일모직 시총 비중이 1.6%까지 오른 상황이라 일정부분 편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A 운용사 본부장은 "지금은 제일모직을 둘러싼 수요가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향후 회사가 합병이 되거나 어떤 형태로든지 변화를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 상황에서 섣불리 기관이 매도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삼성SDS와 달리 제일모직은 구주매출 일부와 신규발행물량이 있었기 때문에 차익매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시총 비중이 1% 이상이 된다는 것은 펀드에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며 "오늘 같은 경우 지수의 8bp가 제일모직 때문에 상승한 것이라 주가가 올랐다고 물량을 비우고 가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가격이 비싸졌다는 지적 속에 이벤트가 종료되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해외지수 편입 이벤트가 종료되면 삼성SDS처럼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수급 움직임에 주가가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라면서 "수급이 해소되면 밸류에이션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