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종민 우수연 이준영 기자] 대한항공의 5000억원 유상증자와 관련해 증권 및 신평업계에서는 재무구조 개선에는 긍정적이나 주가 측면에서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말 1000% 수준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이번 유상증자 효과로 200%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기 도입 등으로 1000%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이 800%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
<사진=김학선 기자> |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결정은 재무구조 안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금액이 커서 주주가치 희석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단기적인 조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주주배정 과정에서 실권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재무구조 개선과 유가 하락으로 회사 수익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단기간 주가 조정 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도 "주가 측면에선 부정적이나 다행인 것은 최근 유가하락으로 실적 개선 폭이 커서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 만기도 계속 돌아오는데 대한항공도 성의를 보이는 측면에서 최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보기에도 좋아보이기에 실권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 주가가 빠지면 단기 반등을 노리고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신평업계에서는 재무구조 개선의 차원에서 당연히 도움은 되겠으나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절대적인 재무구조를 해결하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5000억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결코 적은건 아니기에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으나 자산에서 부채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하는데 이번 5000억원 유상증자 그대로 반영해보면 부채비율이 800% 수준까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하지만 통상 부채비율이 높은 업체들은 조금만 자본이 투입돼도 크게 개선되는 것 같은 일종의 착시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재무상태표 기준 대한항공의 자산은 21조5760억이며 부채는 19조2734억 규모다. 총 차입금은 14조5000억원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