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헤지펀드 업계가 리스크 회피 심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 포지션을 축소하는 한편 금값 상승 베팅을 재개, 뚜렷한 ‘리스크-오프’ 행보에 나섰다.
6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필두로 한 투기거래자들은 지난달 30일 기준 한 주 사이 서부텍사스중질유(WTI)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3.6% 축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숏베팅은 12% 급증했다. 유가 하락 포지션이 늘어난 것은 6주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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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주 11% 급감했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움직임이다. 이와 함께 금값 하락 베팅은 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헤지펀드의 최근 움직임은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유로존 디플레이션을 포함한 매크로 경제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국채 수익률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을 포함해 글로벌 자산 시장 전반에 걸친 투자심리 냉각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헤지펀드와 그 밖에 투기거래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경제 펀더멘털과 투자 심리의 반전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장중 4% 이상 하락, 배럴당 47달러 선으로 떨어지며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에너지 가격 하락 베팅은 유가 이외 다른 자산으로 확산되고 있다. 천연가스에 대한 투기거래자들의 포지션은 30일 기준 한 주 사이 1만2130건의 순매도를 기록, 전주 3649건의 순매수에서 반전을 이뤘다.
휘발유에 대한 상승 포지션은 같은 기간 10% 급감했고, 디젤에 대한 하락 포지션은 1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 상승에 대한 베팅은 최근 또 다시 불거진 그렉시트 사태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스가 실제로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다른 회원국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 유로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RBC 캐피탈 마켓의 조지 게로 전략가는 “달러화를 제외하고 가장 매력적인 안전자산이 금”이라며 “그리스의 정치권 불확실성이 특히 금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