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뉴욕증시가 국제 유가 등락에 크게 휘둘리는 모습이다.
유가 하락과 함께 5거래일 연속 가파르게 떨어졌던 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각) 유가 반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가와 유가의 동조화가 두드러지자 투자자들은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국제 유가가 폭락 양상을 보인 이후 월가 투자가들의 기업 투자 전망치가 대폭 축소됐다.
업계에 따르면 월가 에너지 섹터 애널리스트의 내년 자본지출 전망치가 지난 7월 이후 9.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석유 및 가스 섹터 기업의 투자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6% 줄어들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 규모가 6년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산업재 섹터 역시 올해 투자 규모를 15%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관련 기업의 투자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 철강 업계 2위 규모인 US스틸이 올해 최소한 75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 투자 축소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시추와 탐사를 포함한 원유 업계의 기업 투자 규모는 전체 상장 기업 자본 지출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투자가 위축될 때 기업 수익성과 성장에 적지 않은 타격이 발생할 수 있고, 투자자들이 이를 선반영해 ‘팔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댄 스즈키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에서 머물 경우 올해 S&P500 편입 기업의 이익이 전망치보다 주당 6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6월 이후 국제 유가가 55% 급락한 데 따라 일정 부분 소비자들의 재량 소득이 증가,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이 사실이지만 이에 따른 반사이익보다 투자 감소에 따른 타격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회장은 “국제 유가가 하락할 때 기업 자본 지출이 줄어들게 마련”이라며 “이미 이 같은 현상이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올해 석유 및 가스 섹터의 S&P500 지수 이익 비중이 9%를 기록, 지난해 11%에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에너지 섹터 회사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지난해 6월 이후 3배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S&P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이 1000만달러 당 37만7000달러로, 지난해 6월 13만9000달러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