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세탁기 파손 사건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진실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과 7일 이틀간에 걸쳐 상세히 보도했다.
LG전자 본사 풍경. [사진: 이형석 기자] |
신문은 지난 6일자 기사에서도 지난해 9월 조성진 사장이 베를린의 가전매장 두 곳에서 대당 2700달러 짜리 삼성전자 세탁기의 문을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상세히 소개해 한국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이미지 실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9월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국제가전전시회(IFA) 2014'를 계기로 세탁기 파손 공방을 벌여왔다. 당시 삼성전자는 LG전자 임원 한 명이 독일 '자툰 유로파센터'에 설치된 삼성전자 신제품 세탁기 '크리스털 블루'의 문짝 힌지(연결부 경칩)를 고의로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LG전자가 파손된 세탁기 4대를 구매하기로 해당 매장과 합의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던 두 회사의 공방은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5를 앞두고 다시 격렬해졌다. LG전자가 지난달 12일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증거위조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에 나서면서 세탁기 파손사건은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WSJ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시장을 놓고 경쟁해 온 전통의 라이벌 관계"라며 "4000억달러 규모의 전 세계 가전시장에서 벌어지는 다툼은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 회사 간의 법적 공방에 대해서는 "CES 2015를 앞두고 더욱 격해진 분쟁은 양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 가전시장의 양대산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면서 양 측의 분쟁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특허 공방을 펼쳤다. 두 회사는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관련 특허 침해 여부를 놓고 소송까지 갔다. 이후 이 소송은 삼성전자와 LG전자로까지 확대됐지만 결국 정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앞서 2012년 9월에는 삼성전자가 LG전자를 겨냥한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동영상을 공개하자 LG전자는 브랜드가치가 훼손됐다며 100억원대 소송을 벌였다. 이후 삼성도 맞소송으로 지리한 법적분쟁을 벌였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해지자 양사는 소송을 취하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