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핌 김선엽 추연숙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 간의 일정으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통적인 글로벌 가전기기 업체들은 '깜짝쇼' 대신 소비자의 실제적인 니즈(needs)에 초점을 맞추며 내실 강화에 주력했다.
실제 최근 2년 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에서 커브드와 벤더블 TV를 내놓으며 아이디어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CES에서는 다시 TV 본연의 화질에 치중하며 중국과 일본 업체들과의 기술격차에 방점을 찍었다.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OLED 기반의 자동차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로 고객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는 SUHD TV로 꿈의 화질을 실현시켜 외신 등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한 미슐랭 3스타 셰프들이 공동 기획·개발한 냉장고를 포함한 '셰프컬렉션'을 총집합시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디자인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장에 설치된 삼성전자 66형 SUHD 곡면 TV(오른쪽).<사진=뉴스핌 김선엽 기자> |
▲ TV, 기술력에서 中 업체와 격차 벌린 삼성·LG
"커브드TV는 이미 나온 제품이고 새로운 플랫폼 등이 없다. 아직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권봉석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부사장)
"우리는 뒤가 아닌 앞을 본다"(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
국내 전자업체의 두 수장은 하이센스, TCL 등 중국업체의 추격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중국의 추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선두 수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실제 중국 제조사들의 경우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의 뒤를 쫓는데 그쳤다. TCL은 세계 최대인 110인치 4K(UHD) TV를 선보였고 하이얼 역시 110형 5K 커브드TV와 4K 커브드 LED TV로 맞섰지만 화질 측면에서 큰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하이얼 커브드 110형 5K TV<사진=뉴스핌 김선엽 기자> |
반면 LG전자는 주력인 OLED를 통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자체 발광 소자를 사용한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명암비, 색상, 응답속도에서 여타 제품을 압도했다.
이에 OLED TV 시리즈는 'CES 2015 혁신상'을 3개 수상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동시에 퀀텀닷 필름을 적용해 색재현율을 높인 울트라HD TV를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보 의지를 피력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야심차게 ‘SUHD’ 브랜드를 내놓았다. 'SUHD 리마스터링' 화질엔진으로 명암비를 끌어올리고 초미세 나노 입자를 적용해 자연의 풍부한 색감을 생생하게 살렸다.
영국 가디언지는 "올해 하이엔드 TV시장의 또다른 약어는 '삼성의 SUHD'"라고 평가했다.
또 양사는 글로벌 TV 제조사인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과 함께 'UHD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이 그룹에는 디즈니, 20세기 폭스, 워너 브라더스 등 영화사와 디렉티비, 넷플릭 등 콘텐츠 제공업체가 참여의사를 밝혔다.
'UHD 얼라이언스'는 프리미엄 UHD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최고급 화질의 UHD 콘첸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UHD 콘텐츠 및 TV에 있어 중국 업체에 대한 차별성을 확보하고 UHD TV 시장을 본 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울트라HD 화질의 77형, 65형 ‘곡면 올레드 TV’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 CES 2015에서 55형 울트라 올레드 TV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
▲ 삼성·LG, 치열한 세탁기 전쟁 지속… 키친 솔루션에서도 맞대결 치열
세탁기 전쟁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은 공교롭게도 양쪽 모두 '원 플러스 원'의 개념이다. 사용자의 다양한 숨겨진 요구를 한 대의 세탁기로 구현해 편의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공간 확대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세면대나 베란다 구석에서 쪼그려 행하던 '애벌빨레'를 세탁기 윗 공간에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액티브워시' 제품을 선보였다. 기술적으로 큰 혁신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100여년 세탁기 역사에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아이디어다.
삼성전자 윤부근 대표는 "인도 쪽 연구원들이 제안했고 내가 직접 채택한 아이디어"라며 "콜롬부스의 달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을 타겟으로 내놓은 제품인데 오히려 북미 지역에서 반응이 좋다"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LG는 '트윈 세탁 시스템'을 적용한 세탁기를 내놨다. 대용량 세탁기와 미니 세탁기를 제품 한 대로 결합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세탁물을 두 세탁기에 따로 투입해 필요한 세탁코스를 동시에 작동, 빨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사용자는 ‘트윈 세탁 시스템’이 적용된 세탁기를 일체형으로 구입하거나, 미니 세탁기만 별도로 구입해 결합할 수 있다.
IT 전문매체 씨넷은 "LG는 두 가지 세탁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영리한 세탁기를 소개했다"고 극찬했다.
양사의 냉장고 경쟁도 치열했다. LG전자는 '더블 매직스페이스'를 적용한 950리터 프리미엄 냉장고를 선보였다.
'매직스페이스'는 자주 꺼내 먹는 음식을 별도 보관할 수 있어 냉장고 문을 여는 횟수 및 냉기 손실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수납공간이다.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는 기존에 오른쪽 문에만 있던 '매직스페이스'를 왼쪽 문에도 적용했다.
한편 지난 5일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팀 벡스터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이 전격 공개한 삼성전자의 1테라바이트(TB) 용량 SSD(대용량저장장치) T1는 당장 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가디언지는 올해 CES에서 25개 우수작 중 하나로 SSD T1을 꼽고 "삼성의 조그마한 최신 저장장치는 명함 크기이지만 테라 바이트급의 저장장치다"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