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6년간 글로벌 자산시장에 만연했던 이른바 ‘연준 풋’이 유가 폭락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이 자산 인플레이션은 물론이고 직간접적인 형태로 고용 창출에 힘을 실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주식을 필두로 정크본드와 주요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위험자산의 가파른 가격 상승은 종종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두드러진 유가 폭락으로 인해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정[출처:AP/뉴시스] |
뉴욕증시의 변동성과 공포지수가 가파르게 치솟는 것은 유가 하락에 따른 충격을 반영하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최근 19.60까지 뛰었다. 지난해 바닥으로 떨어졌던 VIX는 10년 평균치인 20을 거의 회복한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VIX가 20을 웃돈 것이 세 차례에 불과했다. 이 중 두 차례의 VIX 상승이 유가 급락에서 초래됐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첫 7거래일 가운데S&P500 지수가 전날 대비 1% 이상 등락한 것이 3거래일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1% 이상 등락이 1월 한 달 간 총 5거래일에 그쳤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올해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워렌 파이낸셜 서비스의 랜디 워렌 최고투자책임자는 “올해 증시 변동성이 과거 수년간에 비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VIX가 앞으로 한 주 사이 32.5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유가 급락은 정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일부 산유국이 유가 하락에 따른 충격을 견디기 어려운 실정이며, 이 때문에 사회적 소요와 정치 리스크가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a3로 두 단계 강등했다. 앞서 피치도 베네수엘라의 등급을 B에서 CCC로 떨어뜨린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