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미국의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미 국채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던 월가 전문가들이 속속 예상치를 수정하고 있다. 올해 말 2.5~3.0%까지 상승할 것이라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013년 5월 수준으로 내려왔다.
뉴욕 금융시장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4일(현지시각) 소매판매 부진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전 거래일보다 4.5bp(0.045%포인트) 내린 1.857%를 기록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월가의 이자율 전문가들이 기존의 미 국채 금리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지난해부터 하락 흐름을 이어온 미 국채 금리가 올해도 내림세를 유지하면서 채권 가격 전망을 상향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의 경기 부진과 유가 하락, 세계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불안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지속되며 미 국채에 유동성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2000년대 중반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를 떠올린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장기채권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수수께끼’에 비유했다.
토드 헤츠케 알리안츠 투자운용 부대표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둘째 문제”라며 “가장 큰 관심은 유럽과 유가 하락”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지고 금리 인상폭도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는 점도 미 국채 수익률을 낮게 하는 요인이다. 연방기금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금리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해 2010년 이후 가장 긴 강세를 보였다.
존 고먼 노무라홀딩스의 아태지역 달러 이자율 트레이딩 팀장은 “향후 1~2주간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전망을 6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가이 르바스 재니캐피탈마켓의 채권 스트래티지스가 유로/달러 선물로 추정한 결과,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2.0%까지 오를 전망이다. 르바스 스트래티지스는 “연방기금금리가 2% 위로 오르지 않는다면 10년물 국채금리가 2%까지 오르는 상황은 상상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