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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경제전망에도 이주열 총재는 '매'

기사등록 : 2015-01-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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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현재 금리, 경기 회복 지원하기에 부족하지 않아"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의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는 전과 달리 '흥미로웠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예상과 달리 직전 전망치인 3.9%에서 3.4%까지 크게 낮아졌으나 이주열 총재의 매파 성향은 더 강해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15일 한은은 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00%)으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이미 시장은 만장일치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던 터라 비교적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문제는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총재의 발언과 수정경제전망에서 발표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였다. 

애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조정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공개된 한은의 올해 경제 전망치 변화는 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9%에서 3.4%로,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1.9%로 떨어졌다.

이 총재 기자회견 전 공개된 통화정책방향도 비둘기적이었다. 지난 12월 통방문에서 '마이너스 GDP갭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문구가 1월에는 'GDP갭의 마이너스 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수정됐다.

그럼에도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하락한 근거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을 꼽으며 경기에 대해 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은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기존 1.0%에서 0.4%까지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4분기 경제성장률이 애초 전망에 미치지 못해 올해 전망치를 0.5%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특별히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4분기의 부진효과를 제외하고 올해 성장세는 지난 10월 전망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으며, 유가 하락 개선 등으로 성장률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주열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도 이러한 한은 스탠스를 대변한다. 그는 지난해 4분기 부진을 '이례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단통법 시행, 세수부족에 따른 정부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4분기 낮아진 수준이 올해 연간전망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분기별로 전기 대비 1% 내외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전망 흐름이 이어진다면 회복세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경제성장률 측정 방법도 소개하며 이번 전망치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 총재는 "Fed의 경우 전망할 때 4분기 대비 4분기를 본다"며 "우리나라는 연간전체 대비 연간전체로 보고 있는데 Fed 기준으로 보면 경제성장률이 3.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3.8%)와 괴리가 큰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주된 차이는 4분기를 어떻게 봤냐는 것"이라며 "한은이 4분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하는 것은 기재부가 전망치를 발표한 이후 데이터를 우리가 확인했기 때문이며, 그렇다고 보면 기재부와 우리의 올해 경제 시각은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도 실물경제 흐름을 비춰볼 때 성장세 지원에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외 여건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한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기 충분했다.
 
이에 채권시장은 금통위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는 판단에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전날 2%를 하회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다시 2.044%까지 올라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전망치의 절대 수치를 내린 것 말고는 배경 설명이 매였다"며 "1분기 인하기대는 절반 이하로 내려갈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2월은 설날을 앞두고 금리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한은 전망대로 라면 3월에 완만한 개선세가 좀 더 보일텐데 그런 상황에서 3월이나 2분기 인하를 논하는 것은 글로벌적으로 큰 위기가 오지 않는 한 힘들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근 원유가 하락폭이 주춤한 것으로 봐서는 디플레이션 논쟁은 현재 정도가 한계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1분기 내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는 전망도 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당장 올해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음에도 한은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표명한 셈이라고 보며 기존 3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강조한 구조개혁 실시와 가계부채 및 자본유출과 같은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부담요인을 좀 더 점검한 이후 정책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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