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바뀐 연말정산 논란이 대기업 법인세 인상으로 확산됐다. 정부가 대기업 법인세를 깎아준 것에서 비롯된 세수 부족을 담뱃값 인상이나 근로소득세 등 서민 주머니를 털어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해말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담뱃값 인상과 맞물려 법인세 논쟁을 한 바 있다. 당시 야당은 줄기차게 전임 이명박 정부때 있었던 법인세 인하 조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법인세를 내리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경제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야당은 법인세 '정상화'만이 이번 연말정산 논란의 근본해법 이라며 당장 2월 임시국회부터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은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거나 해외로 나가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안된다"는 논리를 고수하고 있다. 여야간 법인세 공방 '2라운드'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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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이번 직장인 세금폭탄은 결과적으로 재벌감세로 구멍난 법인세수를 직장인들 세금으로 메꾸려고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기업소득에 대한 법인세 정상화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고 주장했다.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도 "무려 552조원에 달하는 사내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는 재벌, 대기업들을 생각하면 법인세 인상이 경제를 위축시킨다는 말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금세 알 수 있다"며 "정부는 연초에 담뱃값 인상으로 시작해 줄줄이 인상될 서민증세 계획을 철회하고 법인세를 인상해서 부족한 세수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법인세율을 인하(25→22%)한 이후 추가 감세 없이 비과세 감면을 지속적으로 없애 최저한세율 인상('12년 14% →'14년 17%)했다고 강조한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때 감세한 것은 (대기업 최저한세율 인상이나 비과세 감면 축소 등으로) 다 원상복구됐다"며 "지금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들 부담이 순증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법인세 인상하면 세수 증가하는 것 모르는 것 아니다"며 "경제는 심리다. 경제 살리는 정부로 알려졌는데 법인세를 인상한다는 것은 경제를 안돌본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고 그러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20일) 밤 한 방송사 토론에서 법인세 인상 문제와 관련 "법인세는 국제 간 경쟁하는 것인데 세계적으로 내리는 추세"라며 "우리만 올렸을 경우 자본이탈이 생기고 그에 따라 젊은이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 될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 작년 세수 결손 11조…'증세' 등 세제개편 공론화하나
이처럼 여야가 법인세 인상과 관련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조차 박근혜정부의 증세 등 세제개편 공론화를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정부는 이제라도 복지 혜택은 국민 부담이 전제된다는 기초 산수에 따라 증세의 필요성을 인정하든지, 일부 무상복지 무상급식 등 불요불급한 세출 구조를 혁파하든지, 세제개편 등 세금에 대해 솔직하게 공론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세수 '펑크' 규모가 11조원이 넘는 것도 현정부에겐 부담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월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규모는 205조4000억원으로 목표치 대비 11조 1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2조 8000억원, 2013년 8조5000억원 규모의 세수 결손에 이어 3년 연속 대규모'세수 펑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부여당이 명운을 걸고 추진중인 공무원연금개혁과 주요 경제입법 등과 야당의 법인세 인상 카드간 '빅딜(맞교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나 부의장은 그러나 여야간 이른바 '빅딜' 가능성과 관련 "협상할 것도 없고 (연말정산) 잘못된 것만 고쳐주면 되는 것"이라며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법인세나 소득세 인상은 대통령도 필요하면 국민대타협을 통해서 하겠다고 한 것 아니냐. 법인세 인상은 (올해) 중간에는 안된다. 연말에 가서 얘기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