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스위스중앙은행(SNB)이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폐지한 이후 덴마크 크로네 헤징(현물가격의 등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선물시장에서 현물과 반대되는 선물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 비용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덴마크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페그제 폐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크로네 매수를 적극 추천하지는 않지만 고려해볼 가치는 있다고 조언한다. 덴마크국립은행은 지난 1982년부터 1유로당 7.46038크로네를 환율하한선으로 하는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다.
[출처:파이낸셜타임스] |
이는 시장에서 고정환율제 폐지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함축한다. 클레인은 "유로/크로네 환율이 실제로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헤징 비용은 10배나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것이 투자를 하라는 조언은 하지만 생각해 볼 가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칼럼은 덴마크가 스위스 다음으로 페그제를 폐기할 수 있는 나라로 지목되고 있는 이유로 덴마크가 페그제 유지를 위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클레인은 “덴마크는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보다 살짝 높은 기준금리로 별도의 통화를 지켜왔다”며 “그러나 2011년 이후에는 페그제를 유지하기 위해 ECB보다 기준금리를 낮춰야 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출금리 기준으로 덴마크 금리는 0.05%이며 ECB는 0.30%다.
덴마크와 유럽중앙은행(ECB) 대출금리 추이[출처:파이낸셜타임스] |
클레인은 덴마크의 페그제 폐지가 경제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도 주장했다. 덴마크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저평가된 환율 때문에 지난 5년간 과도하게 불어났는데 크로네가 강세를 띠면 구매력과 소득 증가 효과로 이를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논리에서 일부 헤지펀드를 필두로 외환 투자자들은 크로네 상승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덴마크 정부는 페그제 폐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모르텐 오에스테르가르드 덴마크 경제장관은 “덴마크의 페그제는 30년이 넘은 제도로 ECB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스위스의 상황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
덴마크의 수출은 70%가 유럽연합(EU) 국가들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상 페그제가 환율헤지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금액을 절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들도 페그제 폐지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덴마크 내 1만개 기업을 대표하는 덴마크산업연합회는 페그제 폐지가 단기적으로 주는 이익보다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클라우스 라스무센 덴마크산업연합회 이코노미스트는 “신뢰성 있는 고정 환율정책을 구축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덴마크는 환율하한제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