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9월까지 월 600억유로의 국채 매입 계획을 밝힌 후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자금시장의 일부 투자자들은 금리인상 시점 연기에 베팅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각) 미국 단기 금리 선물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인상을 주저하게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왼쪽)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오른쪽). [출처 : 마켓워치] |
일부 전문가들은 ECB의 양적완화가 달러 강세를 촉발하며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려 연준의 금리 정상화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뱅크오브몬트리올 저스틴 후겐둔 금리전략가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 논의가 금리상에서 재무제표를 키우는 것으로 옮겨갈 수 있는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의 자문을 맡았던 존스홉킨스대 금융경제센터 디렉터인 존 파우스트 교수는 “해외 전망이 어두워져서 연준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ECB뿐만 아니라 일본과 캐나다, 인도, 터키, 중국, 덴마크, 스위스의 움직임도 연준 결정에 부담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 국가들은 최근 예상 밖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얼마나 상황이 예측하기 어려워졌는지를 보여줬다.
낮아진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미국의 자산에 메리트를 부여하면서 연준의 의도대로 금리는 오르지 않고 달러 강세만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ECB의 결정이 미국 금리인상을 지연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렉스 너팅 마켓워치 칼럼리스트는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의 강인함을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존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유동성을 풀면서 달러 강세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상시킬 요인들을 상쇄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너팅은 최근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경제가 강해서 달러가 강한 것이라면 연준이 과도하게 우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 도시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강한 성장률 전망 ▲유럽 등 기타지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유가 하락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가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은 오는 27~28일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