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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시리자 親러 행보로 EU 안보위기 부각?

기사등록 : 2015-01-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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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탕감용 행보…내각 친러 성향에 나토 리스크도 거론

[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 25일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개혁노선을 표방하는 좌파 정당인 시리자가 집권하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유럽 경제에서 안보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신임 그리스 총리가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추가 경제제재에 반대입장을 공식 표명한 것을 두고 EU에 반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 치프라스 친러 행보…나토 리스크도 부각?

유럽 외교가에선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 트로이카인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채무탕감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친러 행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영향력이 남동부 유럽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사례로 분석하기도 한다.

총선 이전부터 시리자의 정책노선은 친서방이라기보다는 친러시아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여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리스의 도발에 대해 유럽연합(EU)의 실질적 리더격인 영국과 독일, 프랑스 정부는 러시아 경제제재에 대한 일치된 노선이 흔들릴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아직은 초기여서 결론내기 쉽지 않지만 시리자 정권의 움직임이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방어체제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정부내 친러시아 성향 대거 포진해

그리스 신정부 내각에는 실제로 친러시아 성향 인물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가 집권 이후 첫 외교사절로 러시아의 안드레이 마슬로프 주그리스 대사를 접견했다는 사실도 유럽 정치 지도자들의 편두통을 자극하고 있다.

치프라스는 지난해 5월 유럽위원회 집행위원장 선거에 좌파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러시아를 방문,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을 지지하고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치프라스는 우크라이나 친서방 정권을 네오나치스와 파시즘에 비유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를 후원하는 것은 EU가 자신의 발등을 찍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공산당 출신의 파나지오티스 라파자니스 신임 에너지장관은 27일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반대한다"며 "우리의 요구는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들의 요구와 조금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외교·안보 각료들, 푸틴 측근과 밀접히 교류

그리스 신내각에서 외교와 안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장관들도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니코스 코차아스 외무장관과 파노스 카메노스 국방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코치아스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인종제거론 등 강경노선을 주장하는 러시아 철학자이자 극우파 지도급 인사인 알렉산더 두긴과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카메노스 국방장관도 모스크바를 자주 드나들며 러시아 의회 국방위원들과 2주 전에도 회동을 가졌다.

이렇게 되자 유럽과 나토 안보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와 시리자, 시리자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그리스독립당의 관련성에 대해 면밀한 조사 분석에 들어갔다.

시리자와 러시아 정권과의 관련성을 연구해온 안톤 세코프츠소프 정치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는 시리자의 집권 성공으로 반드시 이득을 취하려 할 것"이라며 "그리스 정치권 내 친러시아적 성향은 상당히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 스페인·프랑스 등 유럽내 반EU 세력 확산

시리자의 집권에 따라 유럽내 반EU 세력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시리자와 반EU 정책노선을 공유하면서 직접 연대하고 있는 스페인 좌파정당 포데모스는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1위인 27%의 지지도를 확보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당수는 지난주 아테네에서 치프라스의 유세에 동참해 남다른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도 오는 2017년 치러지는 대선에서 반EU 전선을 주장하고 있는 극우파 정당 국민전선의 마리 르펭 대표가 유력하게 부각되고 있다.

유럽 안보 전문가들은 그리스 신정부와 러시아 정부 간의 정치적 관련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시리자는 2년 전 그리스가 나토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공격적인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이 같은 노선은 다소 누그러져 있는 상태다.

영국의 한 외교관은 "(그리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문제는 분명히 우려할 만하다"며 "이는 반드시 주시할 만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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