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덴마크가 29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인하, 2주 사이 세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크로네화의 유로화 환율 페그제를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캐나다와 인도 등 주요국이 연이어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환율전쟁 카드가 소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다.
◆ 덴마크 2주 사이 세 번째 금리인하[출처:월스트리트저널]
이날 덴마크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35%에서 마이너스 0.50%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2주 사이 세 번째 금리인하다.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크로네화의 상승 압박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진단이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스위스 프랑화와 달리 크로네화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금리안하가 환율 방어에 효과를 낼 것”이라며 “ECB의 QE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차후 극단적인 통화정책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세바스틴 갈리 전략가는 “앞서 두 차례의 금리인하로는 해외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덴마크 중앙은행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NP 파리바의 필리스 파파다비드 외환 전략가도 “이번 금리인하는 크로네화 상승 압박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며 “금리인하가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서프라이즈' 연발, 중앙은행 실탄 소진
글로벌 중앙은행의 ‘서프라이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2일 ECB의 QE 단행에 앞서 21일 캐나다 중앙은행이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28일에는 싱가포르가 자국통화 절상 속도를 완화하기로 결정, 예기치 않은 통화정책 카드를 꺼냈다.
이 밖에 올들어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는 스위스와 인도, 페루, 이집트, 터키, 루마니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투자가들은 중앙은행의 환율전쟁이 한계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동원할 수 있는 카드를 대부분 소진한 상황이며, 경쟁적인 맞대응에 따른 부메랑이 강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주리엔 티머 디렉터는 “환율전쟁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최대 화두”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통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제 살 깎기 식의 손실을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환율전쟁에 가담한 중앙은행이 가능한 수단을 거의 모두 소진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사이먼 데릭 시장 전략 헤드는 “터키와 브라질이 유로화 하락 및 달러화 강세에 적극 대응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 역시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상승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외환 딜러들은 달러화 강세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옌 대표는 “달러화 상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