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양적완화(QE) 발표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럽 증시가 일제히 1% 이상 뛰었고,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11년래 최저치로 밀렸다.
예상보다 큰 규모의 QE 발표에도 실질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놓고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일단 축포를 터뜨렸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뉴욕증시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개장 전 거래에서 이미 160포인트 뛴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100포인트 이상 오름세를 보였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도 1% 이내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존 드 클루 최고투자책임자는 “번번이 실망감을 안겨줬던 ECB가 마침내 금융시장을 만족시켰다”며 “QE 규모와 구조 모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날 뉴욕증시의 상승은 ECB의 QE 발표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국제 유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직격탄을 맞았다. QE 시행이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지만 실제 발표가 이뤄지자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2% 가까이 떨어지며 11년래 최저치로 내리 꽂혔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141달러까지 밀린 뒤 낙폭을 다소 축소했다. 유로화는 16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15개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미즈호 은행의 닐 존스 헤지펀드 헤드는 “QE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커 유로화에 충격을 가했다”며 “유로화는 일정 기간 내림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앨빈 탄 전략가는 “유로/달러 숏 포지션에 대한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유로화 하락은 중기 추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달러화가 지난주 1.8% 상승해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달러화의 상대적인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IG 마켓 증권의 준이치 이시카와 애널리스트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부양책을 확대하는 데 반해 미국이 긴축을 저울질하고 있어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품시장도 EBC의 공격적인 QE 발표에 반응했다. 금 선물이 장중 1% 가까이 오르며 온스당 1308달러까지 오른 뒤 상승폭을 축소했다.
아처 파이낸셜 서비스의 애덤 클로펜스타인 전략가는 “ECB가 공급할 유동성 가운데 일부가 금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번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구리는 장중 1% 가까이 하락했다. ECB의 QE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보다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팔자’에 힘을 보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