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이보람 기자]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사상 최대 수준인 데다 코스피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거래가 급증한 만큼 일각에선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용거래가 늘어난 종목들은 모바일게임, 핀테크, 바이오 등으로 최근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를 이끈 종목군이다.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5일 기준으로 2조9309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고인 2조7088억억보다 2200억원 이상 더 많은 금액이다. 코스닥의 신용잔고는 지난해 초만 해도 1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2조5000억원대까지 급증하면서 코스피와 비슷한 수준이 됐고, 최근 6년8개월 만에 600선을 넘어서는 등 코스닥 지수가 급등 양상을 펼치면서 신용잔고는 더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빚을 많이 내서 투자한 종목은 게임·핀테크·바이오주 등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용융자 잔고 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 1, 2위는 컴투스와 웹젠이다. 컴투스의 신용융자 잔고 금액은 작년 말보다 330억1500만원, 웹젠은 288억4000만원이 늘었다. 중국에서의 성공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주가도 급등했다. 실제 이 기간 컴투스의 주가는 32.6% 급등했고 웹젠도 9.8% 올랐다. 또 다른 게임주인 데브시스터즈과 게임빌도 신용융자 잔고 증가 순위에서 각각 4위와 8위를 차지했다.
3위를 기록한 종목은 '핀테크' 관련 종목인 KG이니시스다. 핀테크 관련주들은 최근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를 이끈 주요 테마이기도 하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들어 신용거래 잔고가 줄기는 했지만 잔고 수준은 820억원으로 컴투스에 이어 2위 수준이다. 전자결제주인 한국사이버결제의 신용융자 잔고도 360억원으로 코스닥 시장 10위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 정책에 따라 다음카카오 등 핀테크 테마가 주목 받는 점도 코스닥이 600선을 넘은 요인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과열에 우려도 나온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시장의 고유 실적 분위기와 대형주와의 비교해 봤을 때, 추격 매수보다는 옥석가리기를 통한 리스크관리 국면에 왔다"고 말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금 현재 코스닥을 주도하는 종목이나 업종들이 과거와는 달리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조금 과열된 느낌이 있다"며 "2월 중소형 업체가 실적시즌에 들어가면 옥석가리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코스닥 신용융자 잔고 증가 상위 10개 종목(위),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 상위 10개 종목(아래). 자료제공=한국거래소>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