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 협상을 위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의 유로그룹 회의에 참석한 재무장관들이 그리스가 내놓은 타협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무엇보다 독일이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 채권국이 끝내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금줄을 찾아 러시아나 중국으로 발을 돌릴 것이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출처:AP/뉴시스] |
오스트리아의 한스 요르그 셸링 재무장관 역시 “그리스가 분명한 협상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채무 재조정의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을 내비쳤다.
이날 회의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의에 참석한 재무장관 가운데 누구도 이번주 협상안 타결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에 진전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영국 텔레그라프는 그리스의 파노스 카메노스 국방장관이 “유로존 채권자들이 채무 조정 협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플랜 B’를 단행할 것”이라며 “다른 창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이는 미국이 될 수도 있으며 중국 또는 러시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니코스 초우티스 그리스 외무차관도 “대선 이후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자금 지원을 제안했다”며 “경제적 지원 또는 구제 금융,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은 유로존 채권국이 결국 그리스와 협상 타결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를 내려 놓지 않고 있다. 다만, 협상 과정이 결코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무라의 디미트리스 드라코풀로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가 채무 재조정 협상을 이뤄내려면 보다 설득력이 있는 절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그리스는 기존의 구제금융 이행 조건의 70%를 이행하는 한편 나머지를 경제혀력개발기구(OECD)와 공동으로 마련하게 될 10대 개혁 정책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약 100억유로 규모의 단기 자금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