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국제유가가 바닥권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원유 금 등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가 활기를 띄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원자재 ETF는 9개다. 원유선물을 비롯해 농산물, 콩, 금, 은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 상품으로 구성됐다.
원자재ETF는 주식투자와 달리 개별기업 리스크 없이 원자재 가격 전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더욱이 구리실물ETF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상품은 전부 환헷지형으로 출시돼 환율 변동에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PB는 "개인투자자들이 원자재에 투자할 때 ETF만큼 좋은 투자수단도 없다"며 "원유선물ETF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이 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학훈 이트레이드증권 온라인영업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원유선물ETF 등 (원자재ETF에는) 레버리지가 들어간다"며 "선물이나 옵션은 레버리지가 (개인이 관리하기에) 지나치게 높지만 ETF는 주식과 동일하게 거래하면서 레버리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변동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의미있게 다가간다"고 설명했다.
매도시 주식과 달리 증권거래세(0.3%)가 면제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이다.
국제유가가 지난달 29일을 저점으로 점차 반등에 나서며 원유ETF 거래가 급등하는 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TIGER 원유선물(H)'의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다만 원자재 ETF는 기초자산 별로 투자매력도가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 가격 급락이 나타난 구리 투자를, 중장기적으로는 상향 곡선을 탈 수밖에 없는 원유에 투자할만하다는 전망이다.
올해 초 구리 낙폭과대는 강달러 하에서 런던금속거래소(LME) 등 거래소 재고의 본격적인 증가 전환이 공급우위 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구리가격이 5년 6개월래 최저치인 톤당 55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선물 순매도도 대량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는 환매수)을 기대할만한 요소라는 평가다.
국제유가도 올 연말 기준으로는 60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올 연말 유가(브렌트유 기준)전망을 배럴당 67달러로 예상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12개월 유가(WTI기준) 전망치를 65달러로 내놨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커머더티 연구원은 "유가는 올 3~ 5월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여 원유 및 에너지 ETF 매입 기회를 모색해 볼 수 있다"며 "미국 원유 생산의 반응속도가 유가의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다만 원자재 ETF 대부분이 비교지수를 현물가격이 아닌 선물가격으로 설정하고 있는 만큼 현물가격의 상승분을 ETF가 그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원창 신영증권 원자재 연구원은 "구리나 다른 원자재 ETF와 달리 원유선물ETF는 상품 선물의 월물별 가격을 이은 포워드 커브가 콘탱고(선물고평가)라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 대비 ETF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구리ETF, 1년 이상 장기라면 원유ETF도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