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투자 다변화가 글로벌 자산관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은 유럽 중소형 금융계를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 중국 기업의 유럽 금융권 투자가 지난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평안보험 [출처: AP/뉴시스] |
지난해 중국 기업이 유럽 중소형 금융권에 투자한 금액은 39억6000만달러(약 4조3570억원)로 2013년(3억400만달러)에서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대부분은 10억달러 미만의 인수합병과 주식취득이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 중소형 금융권을 겨냥한 투자에 적극적인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유럽 대형은행 투자 실패에 따른 교훈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7년 중국 개발은행은 영국 바클레이스 주식 3.1%를 30억달러에 매입했지만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중국 평안보험은 20억유로를 투입해 네덜란드-벨기에 합작 금융그룹 포티스 지분을 취득했다. 하지만 포티스가 경영난을 겪고 국유화되면서 손실만 떠안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짐 오닐 글로벌금융기관부문 헤드(대표)는 "중국 금융기관들은 유럽에서 큰 기회를 건질 때까지 아주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안방보험은 네덜란드 금융그룹 SNS Reaal의 보험부문 자회사 비바트 베르체케링겐을 1억5000만유로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안방보험은 5억5200만유로에 이르는 부채도 떠안기로 했다.
중국 공상은행은 영국 스탠다드 은행그룹의 지분을 사들였고 푸싱그룹은 9850만유로를 투자해 독일 BHF은행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밖에도 중국 보험회사들은 이탈리아 은행 몬테 파스키 인수를 놓고 경쟁 중이라고 업계관계자는 전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제임스 타이 금융서비스거래팀 파트너는 "올해 중국 기업의 유럽 금융회사 인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많은 중국 기업들이 실무자를 현지에 파견해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투자가 중국 사정 당국의 면밀한 감시를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한다. 중소형 금융업체 투자는 금융위기와 달리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자국 투자자들이나 당국으로부터 반발을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