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신용 등급이 낮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서브프라임(비우량)’ 대출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어 주목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앞둔 가운데 서브프라임 대출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이 집행된 신규 대출 가운데 서브프라임 대출의 비중이 40%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자동차 할부 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개인 여신 등이 모두 포함됐다.
[출처:마켓워치] |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서브프라임 대출 비중이 전체 소비자 대출 가운데 41%를 차지한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상황은 위험 수위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업계가 비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나선 것은 고용 회복이 두드러진 데다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지극히 제한된 상황도 서브프라임 대출이 급증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와 별도로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 대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3060억달러(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3분기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와 동시에 비은행권에서 비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대출 역시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금융업체들의 경우 대형 은행권과 달리 감독권의 규제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대출이 발생할 경우 잠재적인 리스크가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과 온라인 대출 업체 그리고 일부 사모펀드 등이 이 같은 금융업체에 해당한다. 이들 역시 사상 최저금리 여건 속에 수익 창출 기회를 찾기 위해 서브프라임 대출 시장을 기웃거리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움직임은 다른 업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및 트럭 판매가 총 1650만건을 기록, 전년 대비 5.9% 늘어난 것은 서브프라임 대출 활성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규모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9년에 비해 무려 59% 늘어났다.
렌딩트리의 가브리엘 달파트로 마케팅 이사는 “신용 여건이 또 다시 느슨해지고 있다”며 “금융위기 직전과 상황이 급반전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