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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른바 그렉시트 리스크가 ‘리스크-오프’ 심리를 부추기는 가운데 안전자산에 새대교체 움직임이 포착,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피하고 싶을 때 매입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은 금과 미국 국채 및 달러화, 그리고 스위스 프랑화 등이다.
이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싱가포르의 탄탄한 실물경기[출처:신화/뉴시스] |
1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월가 투자은행(IB)은 물론이고 연준의 매파 정책자들까지 6월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나선 점을 감안할 때 국채 투자 리스크를 경계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스위스 프랑화도 예전 같지 않다.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프랑화 예금을 보유할 경우 이자율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제 역시 프랑화 투자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금은 최근 완만한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베어마켓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흠집이 생기면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새로운 ‘헤븐(safe heavens)’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즐로티화와 이스라엘의 세켈화, 싱가포르 달러화 그리고 농지가 ‘리스크-오프’ 심리에 기대 투자 자금을 유인하고 있다.
미국 투자매체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매튜 린은 11일(현지시각) 즐로티화의 투자 매력에 대해 정부 부채가 낮고, 대규모 인구를 앞세운 강한 성장을 꼽았다.
무엇보다 폴란드 정부가 정책적으로 채권 발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즐로티화가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에 해당하고,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이 같은 사실이 점차 널리 인식될 것이라고 매튜 린은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심지에 해당하지만 이보다 IT 부문의 강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스라엘이 작지만 독립성이 강한 국가인 데다 지극히 보수적인 재정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는 사실도 세켈화의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또 금리가 0.25%로 낮지만 스위스의 마이너스 금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역시 부채가 낮고 탄탄하게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통화 매입 전략이 유효하다고 매튜 린은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지목된 새로운 안전자산은 농지다. 영국 부동산 브로커인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켄싱턴의 주택 가격보다 토지가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이후 농지 가격은 300%에 이르는 상승 기록을 세웠고, 같은 기간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맞먹는 수익률을 창출했다.
다만, 농지의 경우 유동성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는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