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의 해외 기업인수(M&A)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막대한 규모의 현금 자산을 국내외에 쌓아둔 데다 밸류에이션 우위까지 맞물려 유리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가 미국 기업의 유럽 M&A를 부추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출처:마켓워치] |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307개 미국 대기업이 해외에 보유한 현금 자산이 2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현금 자산과 달러화 강세가 미국 기업의 해외 M&A의 불을 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밀리건 글로벌 전략 헤드는 “유로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높고, 이 때문에 달러화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기업이 유럽 기업에 입질을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2조9000억달러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M&A 시장도 후끈한 열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데이비드 윌리엄스 최고경영자는 “시장 펀더멘털이 상당히 탄탄하다”며 “시장 주변 여건이 우호적인 동시에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이 기업 M&A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 밸류에이션 역시 미국 기업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S&P500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19배로 집계됐다. 이는 스톡스 유럽 600 지수 대비 10% 이상의 프리미엄이 주어진 수치다.
화이자가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인수에 나섰다가 불발로 그친 가운데 제약 업계의 기업들이 이미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액티비스가 스페인으 알미랄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밀란의 스웨덴 메다 인수 여부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음료수 캔을 생산하는 볼은 런던의 렉삼을 68억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 가격은 1년전에 비해 상당폭 하락한 수치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메시로우 파이낸셜의 제프 골드만 투자은행 헤드는 “달러화 강세가 M&A를 촉발시키는 핵심 요인은 아니지만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