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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올 춘제엔 폭죽 대신 '핀테크 작렬'

기사등록 : 2015-02-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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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BAT '모바일 세뱃돈' 판촉 금융빅뱅 예고

 [뉴스핌=강소영 기자] 핀테크 산업이 중국의 명절 풍습을 변화시키고, 금융업의 지형도 마저 바꾸고 있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세뱃돈'이 올해 중국 춘제(春節, 춘절,음력설)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이번 춘제때  전 중국을 강타한 '모바일 세뱃돈' 문화 현상과 경제적 효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앞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금융(핀테크) 기법을 활용하는 기업의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24일 보도했다.

◆ 핀테크 전통 설 명절의 풍속도 바꿔

중국인 퍄오메이산씨의 모바일 세뱃돈 당첨 명세서. 퍄오는 올해 춘제때 위챗을 통해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123위안 상당의 세뱃돈을 받았다. [퍄오메이샨 제공]
중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춘제의 흔한 풍경은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고, 춘제 특별 방송을 시청하거나,집 밖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성인이 된 자녀는 부모에게 빨간 봉투에 돈을 담아 세뱃돈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풍습 중 하나다.

그러나 올해의 춘제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달랐다. 많은 사람이 너도 나도 손에 든 스마트폰을 정신없이 흔들어 댔다.'모바일 세뱃돈'을 받기 위해서다.

모바일 세뱃돈이란 개인이 친구와 지인에게, 혹은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SNS를 통해 '세뱃돈'을 전달하는 신종 문화다. 실제 돈이 오가는 것이 아닌 모바일 인터넷과 결제시스템을 통해 돈이 송금된다.

예를 들어, 롄환후이의 협찬사인 A기업이 1000만 위안 규모의 '모바일 세뱃돈'을 100명에게 나누어 준다고 하면, 이를 원하는 수많은 소비자가 자신의 SNS에 접속해 모바일 세뱃돈 판촉행사에 '응모'하는 방식이다. 응모 방식은 휴대전화를 흔들기만 하면 된다.

당첨금액은 개인의 '운'에 달렸다. 어떤 이는 500위안을 또 다른 이는 10위안을 받을 수 있고, 아예 당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당첨된 '세뱃돈'은 개인의 SNS계정에 연결된 은행계좌로 입금된다. 모바일 세뱃돈이 전달되는 과정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와 유사하다.

중국에선 이를 두고 '세뱃돈을 쟁취한다'라는 뜻의 '창훙바오(搶紅包)'라는 말을 쓴다. 이번 춘제 기간 각종 매체와 인터넷을 가장 뜨겁게 달군 단어가 바로 '창훙바오'이다.

특히 올해 설날에는 중국 춘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롄환후이의 대다수 협찬사들이 모바일 세뱃돈을 통해 판촉에 나서면서 이른바 '세뱃돈 쟁취'가 유행처럼 퍼져나갔고, 춘제의 신풍속도가 됐다.

시안(西安)주민 퍄오메이산(朴美善)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SNS를 통하면 거리와 시간의 제약 없이 여러 사람과 세뱃돈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을 수 있고, TV를 보면서 각 기업이 협찬 제공하는 세뱃돈 응모 행사에도 손쉽게 응모할 수 있어 올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행운과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 IT기업 '춘제특수' 쟁탈전 격화,  최종 승자는 텐센트

'모바일 세뱃돈'은 인터넷 기술과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 실용화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올해 '창훙바오' 참여 열기가 뜨겁자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BAT)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은 앞다퉈 창훙바오 서비스에 나섰다.

창훙바오에 참여한 소비자가 어떤 회사의 플랫폼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신규 가입자 확보와 향후 인터넷 금융 산업 확장의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춘제 연휴가 끝난 25일, 텐센트가 알리바바,바이두를 누르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음이 드러났다. 텐센트는 중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인 위챗(웨이신, 微信)을 기반으로 '창훙바오' 마케팅에 성공했다.

텐센트가 중국 관영 중앙TV인 CCTV와 춘제 특별 프로그램인 례환후이(聯歡會)와 함께 '모바일 세뱃돈' 발송 프로모션을 전개한 전략이 주효했다.

텐센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춘제 하루 전인 18일 하루 위챗을 통한 모바일 세뱃돈 발송 건수는 10억 1000만 건에 달했고, 설날 당일 저녁 '창훙바오'를 위해 가입자가 위챗에서 스마트폰을 흔든 횟수는 110억 번을 기록했다. 가입자의 참여가 가장 활발한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흔든 횟수가 분당 8억 1000만 번까지 치솟았다.

텐센트는 위챗 외에도 QQ라는 또 다른 SNS 서비스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QQ를 통한 모바일 세뱃돈 발송 건수는 6억 3700만 건, 모바일 세뱃돈에 당첨된 사람만 1억 5400만 명에 달했다.

알리바바는 그룹 산하 결제대행서비스 플랫폼인 알리페이(즈푸바오, 支付寶)를 통해 '창훙바오' 판촉 대열에 합류했다. 성과는 텐센트에 훨씬 못미쳤다. 18일 새벽 1시부터 19일 새벽 1시까지 24시간 동안 알리페이 훙바오에 접속한 가입자는 6억 8300만 명, 발송된 세뱃돈 규모는 40억 위안이었다.

세간에서는 하반기 소비 대목인 11월 11일을 알리바바가 장악했다면, 상반기 소비 집중 시기인 춘제는 텐센트에게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2015년 모바일금융 혁신 폭발성장의 원년 전망 

'창훙바오' 열풍은 중국 핀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또 한번 증명해주는 계기가 됐다. 중국에서는 2013년부터 핀테크 산업이 '인터넷 금융'이라는 용어로 불리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8~19일 하루 동안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를 통해 전달된 '모바일 세뱃돈' 규모는 텐센트보다 훨씬 적지만 우리돈 7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텐센트는 위챗을 통한 모바일 세뱃돈 거래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체 가입자 2억명 중 30%가 100위안씩만 모바일 세뱃돈을 전달했어도 60억 위안, 우리돈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불과 며칠 만에 위챗을 통해 유통된 셈이다.

현재 중국의 민간 대출 시장의 금리는 2%, 일평균 수익률은 0.0007~0.0008% 수준이다. 만약 60억 위안의 자금을 민간 대출 시장에 풀면 하루에 적어도 420만 위안의 이자수익이 쌓인다. 모바일 세뱃돈을 받는 많은 가입자가 바로 현금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자금이 무이자로 텐센트 위챗의 계좌에 남아있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 서비스와 인터넷 기술이 결합하면서 인터넷 기업은 가입자 추가 확보는 물론 기존 가입자의 '충성도' 제고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IT 기업은 물론 은행,증권 그리고 타업종 기업이 경쟁적으로 '인터넷 금융'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3년 출시돼 중국 금융업계를 뒤흔들었던 알리바바의 온라인 MMF 상품 즈푸바오(支付寶) 역시 핀테크 상품이 일종이다.

중국 국태군안(國泰君安)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터넷 금융(핀테크)'의 성장이 금융업종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 금융업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을 가지고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중소형 금융회사의 사업 영역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인터넷 금융'은 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을 촉진해 금융과 기타 산업 간의 결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증시도 핀테크 열풍,  시가 1000억 위안대 기업 탄생 기대

'모바일 세뱃돈'의 유행은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3일 개장한 홍콩거래소에서 텐센트는 증시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주가가 3.77%가 올랐다. 반면 텐센트에 '대패'한 알리바바는 23일 장중 한때 주가가 사상 최저치인 82.25달러로 주저앉기도 했다.

증시에서는 이미 2014년부터 '인터넷 금융(핀테크)' 관련주의 몸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2015년들어 인터넷 금융 분야 상당수 종목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금융 테마주인 둥팡차이푸(東方財富, 300059.SZ)는 시가총액이 2014년 여름 100여 억 위이었지만 현재 499억 위안에 달한다. 다즈후이(大智慧,601519.SH), 성이바오(生意寶 002095.SZ) 등 다른 인터넷 금융 관련주 역시 시가총액이 100억 위안을 넘어섰다. 퉁화순(同花順 300033.SZ), 상하이강롄(上海鋼聯 300226.SZ) 등도 인터넷 금융 테마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 금융 종목 기업의 실적과 사업 추진 상황도 우수하다. 둥팡차이푸는 2014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32배가 늘어난 1억 6600만 위안에 달했다. 원자재 온라인 거래 사이트인 성이바오는 생산, 무역, 물류, 창고업 등 다양한 회원사를 확보하고 최근에는 인터넷 보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금속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상하이강롄은 일일 평균 거래량이 7만t을 넘어섰다.

업계 전문가는 인터넷 금융 분야의 잠재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 몇 년내에 시가총액 1000억 위안이 넘는 대형 인터넷 금융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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