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이 잇따라 임금동결을 발표함에 따라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의 '마른수건 쥐어짜기'가 전 계열사와 협력업체로까지 번질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삼성이 전방위로 비용 절감에 나선 만큼 한동안 잠잠했던 납품 단가 인하 요구가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
실제 삼성전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27일 올해 임금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삼성SDI 등 기타 계열사도 영향권에 놓였다는 평가다.
이에 기타 중소 협력업체들 역시 최근 잠잠했던 납품 단가 요구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 많은 대기업들이 매년 협력사를 상대로 납품 단가 조정을 요구해 왔다. 삼성전자 역시 일부 하청업체에 대해 매년 납품단가를 일정 비율로 깎을 것을 관행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바람과 함께 2013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 이 강화되고 그 해 5~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최근 대기업들은 바싹 몸을 낮춘 상태다.
삼성전자 하청업체들 역시 최근 2년 동안 단가 인하 요구가 확연하게 줄었다는 반응이다.
상생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납품대금을 깎거나 납품대금 지급을 지연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처벌을 위해서는 분쟁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고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 규정이 모호해 강제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삼성그룹의 전기·전자 계열사가 임금을 동결한 만큼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어제 동결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지난 2009년 동결이야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대외적 상황이 있었으니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동결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납품단가를 5%씩 깎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상생법 실시 이후로 그런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깜짝 동결을 단행한 만큼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안 그래도 거래처에서 5% 정도 단가를 깎겠다는 얘기가 있어 확인해 봤는데 상생 차원에서 아직 그런 계획은 없다는 답변이 왔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