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이에라 기자] 브레인자산운용이 윤갑현 현대자동차 사장의 사내 이사 재선임과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기관투자자의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현대차 2대 주주인 국민연금(7.01%)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9일 브레인자산운용은 오는 13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리는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건과 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은 현대차의 주식 31만8881주(0.14%)를 보유하고 있다.
브레인자산운용 관계자는 "내부에서 회의를 거쳐서 의결권 반대 여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브레인이 이처럼 반기를 든 것은 고가 낙찰 논란이 있었던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낙찰 건 때문이다.
재무제표의 승인의 건에 대해 브레인측은 "감정가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한전부지 취득으로 주가 급락하여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잉여 현금 보유 및 배당 확대 미진 등 주주 권익 침해 요인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동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사장 재선임안에 대해서는 "사내이사 윤갑한 씨는 한전부지 고가 취득 의사 결정 당시 사내이사로 재직하였으며, 향후 회사의 이익 및 주주 보호의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어 재선임을 반대한다"고 기재했다. 브레인은 그 외 사외이사 선임안과 이사 보수한도 안건 등에는 찬성했다.
업계에서는 브레인자산운용이 가진 지분은 많지 않지만 지난해 논란이 됐던 현대차의 한전부지 고가 매입과 관련해 투자자 입장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처음으로 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윤진수 한국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브레인자산운용측의 결정은 이사회 충실의무, 주주가치제고, 경영투명성제고 측면에서 합당한 의사결정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대신경제연구소는 '12월 결산법인 정기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총 관심기업으로 현대차를 선정하고, 여기서 사내이사 후보 안건의 경우 한전부지 매입과 관련된 기업가치 훼손으로 반대 권고 사유가 됨을 제기했다. 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역시 현대차 주총 안건분석 보고서를 통해 "윤갑한 후보에 대해서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한 것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사외이사 2명 선임안과 이사보수한도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현대차에 투자한 자산운용사들이 모두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한 것은 아니다. 앞서 현대차의 지분 0.40%(88만7454주)를 가진 신영자산운용은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주주의 이익을 저해할 만한 사항을 발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플러스자산운용 등도 같은 안건에 찬성한 바 있다.
이처럼 소수 지분을 가진 운용사들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2대 주주인 국민연금(7.01%)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한진칼, 에쓰오일, 만도 등의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2014년 1월 이후 현대차 주가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이에라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