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연초 이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2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과거보다 CMA 금리가 낮아졌지만,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지급하는데다 저금리에 갈 곳 없는 자금이 단기 투자처로 CMA를 택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CMA 잔액은 48조1359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46조3349억원 대비 1조8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계좌수(개인+법인용)도 10만5426건 늘어난 1115만2048계좌로 집계됐다.
CMA는 고객이 맡긴 예금을 어음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금융상품이다. 매일 이자가 붙기 때문에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대표 수단 중 하나이다.
CMA는 지난 2004년 4월 첫 등장한 뒤 매년 빠르게 성장, 5년만에 잔액이 3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금리 수준은 연 2.0% 내외로 과거 연5.0% 수준의 금리보다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매일 이자가 지급되는 수시 입출금 상품이라는 점에서는 매력도가 큰 편이다.
우현철 KDB대우증권 상품개발실 과장은 "작년에 기준금리가 인하된 후 시차를 갖고 1월 말부터 시중의 예금금리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가 예금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CMA로 오려는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덕곤 한국투자증권 상품분석부 차장은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 증시의 부침이 심화되고 국내 증시가 부진하자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단기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CMA의 유형은 크게 RP(환매조건부채권)형, MMF(머니마켓펀드)형, MMW(머니마켓랩)형, 종금형으로 구분된다.
RP형은 국공채, A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투자해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발생하는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원금과 이자를 더한 금액은 30일마다 자동으로 재투자된다. CMA 가운데는 RP형의 규모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크다.
MMF형은 고객이 펀드를 별도로 선택해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변동금리를 적용 받는다. 입금 당일에는 RP로 운용되고, 다음날 매입되어 MMF 수익률로 운용된다.
MMW형의 경우 한국증권금융에서 운용하는 일일정산방식이다. 주로 예수금이나 콜에 투자되는데, 매 영업일마다 증권금융에서 고시된 금리로 재투자되어 일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실적 배당형상품이다.
종금형은 고정금리에다가 예금자 보호가 되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CMA 가입자들에게 일정 금액에 대해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4~5%대의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급여 이체액이 월 50만원 이상이거나 에이블 카드(able card)사용 50만원 이상, 결제계좌 5건 이상 또는 50만원 이상 적립식 금융상품(펀드, ETF랩) 매수 중 한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500만원 이하 금액에 한해 연 4.1%의 우대 수익률을 제공한다.
삼성증권의 경우 RP형 CMA를 급여이체 혹은 공적연금(월 50만원 이상 지정) 계좌로 지정하거나 카드대금, 보험료, 공과금 자동이체를 신청할 경우 연 3.40%의 우대 금리를 6개월간 제공한다. 두가 지 조건을 모두 지키면 금리는 3.90%로 오른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최고 연 5.1%의 주는 상품을 내놓았다. 'CMA R+ 체크카드'는 한달에 50만원만 사용해도 연 3.9%의 CMA금리를 제공한다. 100만원 이상 지출하면 제공 금리가 5.1%가 된다.
김상희 신한금융투자 시너지사업부 과장은 "소비와 저축을 함께 한다는 컨셉에서 출발한 상품"이라며 "제로금리 시대에 은행보다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금리가 높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금형을 제외한 CMA가 모두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기간별로 CMA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투자 목적에 맞게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종금형CMA의 경우 종금업 라이선스를 보유 중인 메리츠종금증권에서만 운용할 수 있다. 5000만원의 원리금에 한해 예금자 보호가 된다. 다른 유형의 CMA는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또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채권에 투자하는 CMA 금리도 따라 낮아진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한다.
김덕진 차장은 "(CMA 금리가 정해져 있지 않는) MMF형 CMA의 경우 운용결과에 따라서는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안정적인 확정금리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RP형 CMA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