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이틀째 시행한 가운데 장기물 국채 수익률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일드커브, 즉 국채의 만기별 수익률 곡선이 크게 완만해지고 있다.
특히 독일 30년물 국채의 2년물 대비 수익률 스프레드가 100bp까지 하락, 2008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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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독일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0.74%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5년물 국채 수익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2년물 수익률 역시 마이너스 0.255%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7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지난 2월27일 이후 처음으로 0%를 뚫고 내려갔다.
30년물과 2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1년 전 234bp에서 이날 100bp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패트릭 레글란드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QE 매입 물량을 채우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며 “QE 프로그램에 따라 할당된 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시장만이 아니다. 이탈리아와 벨기에 등 유로존 회원국 국채시장의 일드커브가 일제히 경사를 낮추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며 네덜란드의 2017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고, 2020년물 장기 국채 수익률 역시 0% 아래로 밀렸다.
7개 회원국의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이 때문에 장기물의 투자 수요가 크게 확대되면서 이들의 수익률 역시 동반 하락하는 상황이다.
DZ뱅크의 펠릭스 허만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과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 모든 투자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이와 동시에 절박하게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ESRB는 “기존의 감독 규정이 은행권의 국채 매입을 과도하게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국채 보유 규모를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해 감독 체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민간 금융회사의 국채 보유 비중과 관련된 기존의 감독 규정을 글로벌 금융권의 수준을 근간으로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는 월 600억유로 규모의 QE 시행에 필요한 국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 금융회사가 보유중인 국채를 매도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