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유로화가 달러 대비 등가 수준에 바짝 다가서면서 '수퍼달러'로 수혜를 보는 곳과 피해를 입는 곳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기업들이 환율 순풍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레알 수석재무책임자 크리스티앙 뮬리에즈는 "환율 덕분에 올해 상당한 수익 증가가 예상되며 수익성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유로 약세로 BMW나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 유로존 내에 생산 기반을 두고 해외에서 상당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자동차 기업들이 특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 약세는 유럽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으로 무디스는 유럽 호텔과 관광 기업들이 관광객 증가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떨어지는 유로화와 고공 행진중인 달러화가 반갑지 않은 곳도 있다.
이날 발표된 듀크/CFO 매거진 서베이에서는 미국 대형 수출기업들의 2/3 가량이 달러 강세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유가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유럽 기업들의 경우 유가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록 저유가 수혜분이 줄어들게 된다.
미국을 여행하려는 유럽인들도 유로/달러 환율 하락으로 증가하는 여행비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NYT는 유로/달러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0545달러까지 밀렸으며 12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낙폭이 더 확대되고 있다.
미쓰비시 UFJ 이코노미스트 리 허드먼은 "시장이 유로/달러 패리티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며 "수 주 안으로 등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시장 모멘텀은 분명히 유로 약세를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외환전략 대표 마크 챈들러는 "유로가 지난 2000년 10월 기록한 0.82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중에 신저점을 찍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