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주요 은행들의 수익 감소폭이 총 130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 우리은행, 신한금융, 하나금융, IBK기업은행, DGB금융, BS금융그룹 등 은행그룹사의 세전이익 감소폭을 3000억원 가까이 예상하지만, 은행권 자체 분석은 다르다.
과거보다 대출자산이 금리 영향을 덜 받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데다, 시장금리 하락 폭이 기준금리 인하폭(0.25%포인트)보다 훨씬 덜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3월부터 기준금리 1.75%를 가정해 시험 결과 2015년 이자이익 감소폭을 200억~250억원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도 저비용성 예금 50조원에 대한 대출자산을 고려했을 때 400억원 미만의 손실을 추정했다. 하나금융(하나은행, 외환은행)은 수익 감소 규모를 400억원, 기업은행은 300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신한금융은 아직 시뮬레이션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4개 금융지주의 은행 계열사의 순익 감소폭은 1300억원대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금리인하가 미치는 수익성 영향이 컸지만, 최근에는 대출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마이너스 듀레이션의 폭이 줄어 마진 감소 폭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듀레이션이 줄었다는 것은 은행이 예금을 받아 채권에 투자하거나 대출하는데 이 자산의 만기가 길어져 시장금리 변동이 미치는 이자수익 영향이 적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건전성과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또 시장금리도 기준금리 인한 폭(0.25%포인트)보다 적게 떨어질 전망이다. 금리 인하가 발표됐던 12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3년 금리는 전날에 비해 0.01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고 국고채 5년, 10년 등 장기물의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시중은행 채권 트레이더는 “어제 시장에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금리 하락이 적었고 그동안 시장금리도 많이 내린 상황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적어, 시장금리 하락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의 수익 감소 폭은 은행의 분석보다 매우 컸다. 신한금융투자 분석을 보면 세전이익 감소폭은 국민은행 940억원, 우리은행 580억원, 기업은행 520억원, 하나금융 350억원, DGB금융지주 90억원, BS금융지주 120억원 등 총 2580억원 규모의 이익이 감소한다.
우리은행 재무기획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보면 이익 감소폭이 적지만, 올해 초부터 시장금리가 내려왔기 때문에 이익 감소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담보대출이 늘어 이자이익이 늘어나고 연체율이 떨어져 대손충당금 부담도 감소해, 재무제표상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은행권이 걱정하는 가장 큰 우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으로 안심전환대출과 고정금리대출 확대를 압박할 경우 마진 하락이 불가피하다. 하이투자증권은 안심전환대출로 순이자마진(NIM)이 1b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NIM은 1.79%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