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강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증폭되고 있지만 실상 펀더멘털이 글로벌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와 주목된다.
고용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면서 성장 가속도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그 밖에 주요 지표들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얘기다.
실제로 상무부가 발표한 2월 소매 판매는 0.6% 감소해 3개월 연속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3월소비자신뢰 역시 91.2를 기록해 전월 수치인 95.4와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95.5를 나란히 밑돌았다. 이달 소비자신뢰지수는 4개월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출처:AP/뉴시스] |
이에 따라 경제 지표의 실제 수치와 시장 전망치를 비교한 블룸버그 에코 US 서프라이즈 지수는 마이너스 0.6까지 떨어지며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2009년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씨티그룹이 집계하는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 역시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미국의 지수가 마이너스 55까지 떨어지며 강달러와 유가 급락으로 충격을 받은 이머징마켓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시장의 전망치와 비교한 실제 경제 지표 추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이달 양적완화(QE)를 단행한 유로존이 45로 두각을 나타냈고, 스웨덴과 중국이 각각 50을 웃돌며 1~2위를 차지했다.
영국과 이머징마켓의 지수가 10을 밑돌았지만 플러스 영역을 기록해 시장의 전망치보다 실제 지표가 호조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고, 라틴아메리카와 일본, 캐나다가 0을 밑돌았지만 미국을 넘어섰다.
이들 서프라이즈 지표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회복이 꺾이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서프라이즈 지수는 특정 국가의 경제가 방향 전환을 이루는지 여부를 진단할 때 유용하며,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도 있다”며 “미국 지표의 추이는 경기 모멘텀이 꺾이는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좀 더 ‘인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용 지표를 제외한 주요 수치들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글로벌 주요국의 통화완화 움직임 역시 외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월가의 전망 역시 후퇴하고 있다. JP모간이 최근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0%로 하향 조정했고, 바클레이스 역시 1.5%로 떨어뜨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