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파죽지세로 오르는 유럽 증시가 ‘수건 돌리기’를 연출하고 있다.
주가가 연초 이후 15% 랠리한 데 따라 밸류에이션이 7년래 최고치로 뛰었지만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섹터와 종목을 발굴, 수익률을 내는 데 혈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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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로 촉발된 주가 폭등에 스톡스 유럽 600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이 2배에 근접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고치에 이르는 수치다.
밸류에이션 부담을 인정하더라도 달리는 말에 올라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얘기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섹터와 종목으로 유동성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주와 유틸리티를 제외하고 은행과 석유, 기초소재 등 3개 섹터만이 역사적 평균치에 비해 뚜렷한 저평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비관적인 이익 전망으로 인해 소외된 섹터까지 투자자들의 ‘사자’가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만다린 제스천 마크 르노드 회장은 “가치 투자자들이 유혹에 빠지기 쉬운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유럽 은행 섹터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 섹터는 자산 가치에 비해 20% 가량 저평가된 상태다. 이는 주변국의 고강도 긴축과 미국과의 법적 소송 비용 등에 따른 것으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연초 이후 주가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시장 상승률에 못 미치지만 은행 섹터와 석유 및 기초소재는 올들어 5~10%의 상승을 나타냈다.
저평가 매력이 유틸리티에도 발견되지만 영국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정치 리스크에 노출된 데다 경기 사이클 회복에 따른 반사이익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밖에 IT 섹터 역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인 평균치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닷컴 버블 당시의 수치로 인해 왜곡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BNP 파리바의 다미엥 콜러 최고투자책임자는 “경기 회복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섹터를 발굴하는 데 혈안”이라며 “ECB가 공격적인 부양책에 나선 만큼 내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베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증시의 투자 열기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월간 펀드매니저 서베이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BOA에 따르면 앞으로 12개월 동안 비중을 확대할 여지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유럽을 지목한 펀드매니저가 63%에 달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럽에 대한 선호도를 보인 펀드매니저의 비중은 지난달 18%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