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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워리더] 재닛 옐런 "미국 금리인상은 내 손 안에"

기사등록 : 2015-03-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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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연준 첫 여성 의장…'정부 개입 필요' 케인지언 분류

[편집자주] 이 기사는 3월 17일 오전 11시 37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김민정 기자]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세계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의장이다.

100년이 넘는 연준 역사에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의장 자리에 오른 옐런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연준의 금리인상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1년에 8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은 ‘속사포’ 스타일로 연설을 쏟아냈던 벤 버냉키 전 의장과는 달리 느리고 단호하면서도 침착한 어조로 통화정책을 설명한다고 평가 받는다.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처럼 경제학의 개념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그의 기자회견의 특징이다.

기대 이상의 고용지표와 연준의 목표치까지 가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인플레이션율 사이에서 금리인상 시점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에 연준을 이끌어가는 옐런 의장의 말 한 마디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인다.

◆ 옐런 의장은 누구

옐런 의장은 가정의(醫)인 아버지와 교사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6년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포트해밀턴고등학교에서 ‘교실 학자’로 불리던 그는 졸업반 때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토요일 오전마다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합격했고, 리전트컬리지와 뉴욕시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브라운대 경제학 학사를 받은 옐런은 예일대로 옮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교수 밑에서 1971년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옐런은 후에 토빈 교수를 그의 ‘지성적 영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졸업 후 옐런은 하버드대에서 6년간 조교수로 활동했지만 종신 재임권(종신교수)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자리를 잡은 옐런은 점심 식사 중에 훗날 남편이자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되는 조지 애커로프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만난 지 1년 만에 결혼에 성공했다.

1978~1980년 런던정경대(LSE)에서 교수 생활을 한 후 옐런은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 하스 경영대학원에 합류했다. 학생들은 옐런 교수가 강의실에서 개념을 설명하는 데 인내심이 있었고 강의노트를 손으로 직접 써서 줬다고 기억한다.

1994년 8월 옐런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입성한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시장 중심 보수주의를 희석시키고자 했다. 옐런은 연준이 2%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하는 준비 작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997~1999년에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의장직을 지내기도 했다.

옐런은 2004년부터 6년간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직을 역임했다. 임기 중 그는 주택가격 상승이 버블일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는 당시만 해도 흔치 않은 주장이었다. 이후 실제로 집값이 폭락하면서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졌고 미국 경제는 기나긴 침체에 빠졌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이어진 양적완화에 대한 표결 과정에서 옐런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을 적극 지원했다. 2010년 9월 연준 부의장이 된 옐런은 2013년 버냉키 전 의장의 퇴임을 앞두고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준 의장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출처:블룸버그통신]
◆ 금리 인상 과제 짊어진 '비둘기'

옐런 의장은 비둘기파(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성향)로 분류돼 왔다. 정부의 개입으로 경제가 침체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고 믿는 토빈 교수의 영향을 받아 케인지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 그가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되고 2006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시기에 연준의 수장이 됐다. 당초 시장은 비둘기파로 알려진 옐런이 의장직에 오르자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의 동료들 중 대다수는 이 같은 평가가 경제상황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경제가 살아나면 옐런 의장이 ‘매’(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성향)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취임한 이후 미국의 경제 회복은 예상보다 강했다. 특히 고용시장 회복세에 속도가 붙으며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는 2월까지 12개월 연속 20만건 이상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최장기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고용시장을 보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2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이 18일 발표하는 FOMC 성명서에서 ‘금리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가까이 왔음을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인내심’ 문구에 대해 “향후 두 차례의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이 문구가 사라진다고 해도 반드시 다가오는 두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금리인상의 길을 걸으려는 연준의 발걸음을 찜찜하게 하는 것은 목표치인 2%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물가상승률이다. 연준이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지난 1월 전년대비 0.2% 상승하는데 그쳤다. 2012년 3월 이후 목표치를 밑도는 낮은 물가상승률은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연준의 결심을 미룰 수 있는 재료다.

옐런 의장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너무 많은 미국인들이 실업상태에 있거나 원하는 것보다 일을 적게 하고 있다”며 “임금상승률이 여전히 부진하고 물가상승률도 우리의 장기 목표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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