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여성이 판단을 하는 데 더 디테일하다. 단순히 무엇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휠씬 분석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능력이 있다. 그런 재능을 현장의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해 금융개혁을 완수하는 데 십분 발휘해 달라"
임종룡(사진)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위 여성 팀·과장과의 오찬에서 당부한 말이다. 본격적인 '임종룡식 금융개혁'의 로드맵 작성 작업에 들어간 금융위의 행보에서 '현장성', '체감도'에 더해 '섬세함'이 강조될 것이라 예상이 나온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지난 23일 오찬을 금융위 여성 팀·과장과 함께 하며 내부 소통에도 나섰다. 이날 오찬에는 김미경 외신대변인, 이석란 연금 팀장, 김연준 금융관행개선2팀장, 배지숙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등 4명이 참석했다.
임 위원장은 취임 이후 내부 직원들과 그룹별 식사 등을 통해 얼굴 익히기와 스킨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여성 팀·과장과의 미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장이 직접 금융위내 여성 팀·과장을 따로 불러 모은 것도 신제윤 전 위원장 때와는 다른 일이라는 후문이다.
임 위원장은 주로 세종시 거주 등 관료생활 경험을 들려주며 편안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대화를 마무리하는 말미에 가서는 '현장'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오찬 참석자는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갔는데 현장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의 '섬세한 분석능력'이 복잡한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 금융 현장의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을 추진하는 '3+1체제'의 한 기구로 금융기관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낼 '현장점검반'에 4명의 여성 팀·과장에서도 한 명을 투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우리가 직접 금융기관을 찾아가서 불필요한 규제를 발견하고 규제를 풀게 되는 과정을 생각하면서 개인적으로 (임 위원장이) 합리적인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렇게 모인 것은 처음이고, 지난 3년 동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룹을 지어 자연스럽게 밥 먹는 과정의 일환으로 만든 것"이라며 "여성 친화적 리더십이 중요해지고 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실제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 실·국장 인사 때 첫 내부 여성 실장을 배출하고 싶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처럼 단순히 완화냐 유지냐로 따지면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많은 게 금융규제"라며 "좀더 디테일하고 분석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금융개혁 현장에서 강조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