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충전기 있는 사람 있어? 여기 콘센트가 어딨지?"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흔히 들을 수 있게 된 말이다. 스마트폰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배터리 소모도 많아지면서 케이블(유선) 스마트폰 충전기, 220V 전기 콘센트 등 과거 낯설었던 전기기기들이 우리 일상과 가까워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6의 출시와 함께 무선충전 기능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무선충전기가 생활환경 곳곳에 설치돼 충전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이다. 가정에 놓인 책상, 커피점 테이블, 사무실 등 어디에나 설치된 무선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 갤럭시S6, 무선충전 내장하고도 '6.8mm' 초슬림…범용성도 잡아
전작 및 경쟁작과 비교했을 때 갤럭시S6에서 차별화된 점은 무선충전 코일을 내장한 기술이다. 한층 발전된 무선충전 코일 기술로, 갤럭시S6는 코일을 내장했음에도 전작 갤럭시S5보다 측면 두께(6.8mm)가 더 얇아졌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갤럭시S4, 갤럭시S5, 갤럭시 노트3, 갤럭시 노트4 등 전략 스마트폰과 함께 무선충전 커버 등 별도 판매 액세서리를 꾸준히 출시해 왔다. 하지만 무선충전 코일을 내장하고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 마련된 갤럭시S6·갤럭시S6엣지 '쇼룸'에서 갤럭시S6로 무선충전 기능을 시연 중인 모습<사진=추연숙 기자> |
실제로 갤럭시S6 기기와 삼성 무선충전기로 무선충전 기능을 사용해본 결과, 갤럭시S6를 무선충전기 위에 올리는 순간 자석으로 딱 달라붙는 듯한 느낌이 들어 생각보다 사용감이 안정적이었다. 전작에서는 스마트폰을 정방향으로 놓지 않고 조금 돌려 놓으면 충전이 안된다는 지적이 있어 90도, 180도로 스마트폰을 빙빙 돌려봤다. 이 문제도 거의 해소된 느낌이었다.
삼성이 내세울 만한 또다른 강점은 갤럭시S6는 어떤 무선충전기에서라도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갤럭시S6는 현재 전세계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무선충전 표준인 WPC 방식과 PMA 방식 두 가지 인증을 스마트폰 최초로 모두 획득해 범용성이 높다.
무선충전기는 별매품으로 출시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함께 내놓은 정품 무선충전기의 가격은 4만5000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의 치열한 갤럭시S6 고객 유치 전쟁이 예상되면서, 무선충전기를 제 값 다 주고 구매하는 일은 흔치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부터 갤럭시S6 사전 예약 고객에게 삼성 정품 무선충전기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 갤럭시S6가 전부가 아니다…무선충전 시대는 '지금부터 시작'
갤럭시S6 출시를 통해 삼성전자는 향후 무선충전기 시장을 활성화하고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갤럭시S6에 무선충전을 도입한 것이 단지 일체형 배터리의 용량 부족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는 삼성전자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무선충전기가 내장된 가구 컬렉션을 다음달 15일 북미와 유럽부터 출시한다.
또 미국에서는 스타벅스가 매장 내 테이블에 무선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지원 여부가 커피전문점의 고객 유치에 영향을 미쳤듯, 무선충전기 유무가 커피전문점을 선택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삼성의 포부를 뒷받침하듯 무선충전 시장은 급속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발빠르게 무선충전 솔루션을 받아들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이 출시한 수십 종 차량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술을 선택 사양으로 포함했다. 아우디는 내년에 무선 충전 기술을 탑재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LG이노텍이 이미 일부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차량용 무선충전기를 공급 중이며 국내 업체와도 프로모션을 확대할 계획이다.
◆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유선의 2배…원격 충전 기술도 '아직 멀어'
무선충전기가 일상생활 곳곳에 널리 보급된다면 1인 1스마트폰 시대 우리의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앞으로는 가방 속에 둘둘 말아 다니는 충전기 선(케이블)이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하지만 무선충전이 유선 충전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무선충전을 통해 배터리를 완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시간 50분이다. 유선을 통한 급속 완충 시간이 1시간 20분인 것과 비교하면 충전 시간이 2배 정도 더 소요되는 셈이다.
무선충전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갤럭시S6에 도입된 기술은 '자기유도방식'이다. 이 방식으로는 어쨌든 스마트폰을 무선충전기에 밀착해야만 충전이 가능하다.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의 케이블(유선) 충전기와 편리성에서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에는 방 안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들고 움직이면서도 원격으로 충전이 가능한 '공진 방식' 기술이 발전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원격 충전 기술이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한다면, 지금의 무선충전 시장은 제2 라운드로 들어설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