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근로자 11명 중 1명은 신생기업(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운영하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순이익을 내고 있는 창업 천국은 어디일까?
영국 런던 북부에 위치한 테크시티 <출처=블룸버그통신> |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제치고 글로벌 창업 수도로 자리잡았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와 사업성장펀드(BGF)가 매 2년마다 발표하는 기업가 지수에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영국 내 스타트업 수는 313만9630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 사이 3.7%나 증가했다.
특히 근로인구(18세~64세) 중 스타트업 종사자가 8.6%로 전년 7.3%에서 1.3%p(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영국의 높은 스타트업 인기를 실감케 했다.
리처드 펠프스 바클레이스 매니징 디렉터는 "2012년 처음 조사를 실시한 이후 활동 중인 스타트업 100만 곳 중 절반 이상이 순이익을 냈다"며 "(이는) 더욱 많은 이들을 창업의 길로 뛰어들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열풍이 불면서 기업을 매각해 수익을 내는 창업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 거래건수는 1562건으로 전년 1476건에서 6% 증가했으며 창업자들은 최소 20만파운드(약 3억2779만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거품 우려가 높은 미국과 달리 영국에서는 그러한 우려를 찾기가 힘들다.
IT(정보통신기술)분야 쏠림도가 높은 실리콘밸리와는 다르게 영국 스타트업들은 IT 비중이 적을 뿐더러 비교적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국에서 IT분야 스타트업은 전년 대비 23%나 감소한 반면, 이동통신과 부동산, 식품 분야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으로 사업환경을 조성해주는 점도 영국 스타트업들의 견실한 성장을 돕고 있다.
영국 정부는 현재까지 1억4000만파운드(약 2294억5300만원) 규모의 스타트업 대출을 실시했다. 또 기업투자계획(EIS)을 통해 모금한 14억파운드(약 2조2945억원)의 자금을 이용, 스타트업들에 세금감면 혜택과 초기자본금(시드머니)을 제공하고 있다.
루크 존슨 스타트업브리튼 의장은 "학자금 대출, 열악한 복지 서비스 등의 이유로 지난해 미국 내 스타트업 7만 곳이 문을 닫았다"며 "반면 영국은 미국에 비해 스타트업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