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윤지혜 기자]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 승계에 제동이 걸렸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사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졸업하면서 주주단과 특별약정을 맺고, 대표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사전 승인을 받기로 했다"면서 "대표이사 추가라는 중요한 안건을 사전 승인 없이 처리한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일(3일) 박세창, 이한섭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할 것으로 관측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잔여 채권에 대한 금융조건 완화 중단과 기한 이익 상실 및 회수, 경영진 퇴임 또는 해임 요구 등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박삼구 회장과 김창규 사장 2인 대표이사에 박 부사장과 이한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월 계열사인 아시아나애바카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한달 만에 그룹 핵심계열사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자리를 꿰차면서 업계에선 금호산업 인수 후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승계 작업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가 주주단의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박 부사장에게로 돌아갔다. 금호타이어 이사회 결정으로 박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선임 철회는 이사회 의결 사항이 아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박 부사장의 사임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내부적으로 파악된 게 없다"면서도 "대표이사 선임 번복은 이사회 결정사항이 아니다. 만약 (박 부사장이) 사퇴를 한다고 하더라도 박 부사장 본인이 결정할 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선 채권단이 압박하더라도 박 부사장이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IB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을 바로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방식으로 채권단 측에서 사퇴를 요구할 수 있지만 법으로 강제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것은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윤지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