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컴퓨터는 한때 연간 170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었다. 전체 수출의 6.7%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트북·태블릿PC·모니터 등이 저가 중국산 등에 밀려 70억달러대로 급감,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아야했다.
이랬던 컴퓨터가 다시 수출시장에서 부활하고 있다.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지난해부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SSD는 하드디스크(HDD)와 같은 보조기억장치로 반도체를 이용해 HDD 보다 속도가 빠르고 소형화·경량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SSD를 장착한 PC는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동급 사양의 PC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빠른 운영체제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점유,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SSD 시장점유율은 30%를 넘는다.
컴퓨터와 더불어 반도체도 우리 수출을 이끄는 효자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합한 전체 반도체 품목 수출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도 전년대비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컴퓨터와 반도체의 올해 수출액은 7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컴퓨터 수출액은 21억1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4% 늘었다. 지난해 77억달러로 최근 10년래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었던 데서 부활하는 것이다. 전체 수출액 중 비중도 15%를 차지했다. 최근 4년간 컴퓨터의 수출액은 전체의 2% 밑으로 떨어졌다.
컴퓨터 수출을 끌어올린 주역인 SSD 시장은 올해 140억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매년 평균 17%의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SSD를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SD를 포함한 컴퓨터 품목의 올해 수출실적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지난해보다 20%넘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던 반도체도 올해 맹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9.6% 증가한 626억4700만달러를 수출하며 전체 수출액 중 11%를 차지했다.
특히 메모리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독과점 체제가 공고히 유지되고 가격 안정세가 이어져 올해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 2007년부터 가격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경쟁적으로 생산량을 늘려가는 '치킨 게임'을 벌였다. 이런 과잉 경쟁 탓에 일본의 엘피다 등이 파산하는 등 홍역을 치렀는데 이제는 안정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시스템 반도체 부분도 삼성이 자체 개발한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엑시노스 7420가 퀄컴의 스냅드래곤810를 제치고 갤럭시 S6에 적용되는 등 양호한 수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합한 전체 반도체 품목의 수출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도 4.4%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지난 2013년 수주했던 물량을 수출하는 선박 분야에서도 단기적인 수출 증가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올해 선박 분야에서 약 25억~30억 달러 정도의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기계는 수출 증가 목표치를 3%로 잡아놓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관련 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대중·대아세안 수출액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저유가로 인한 산유국의 투자 둔화 등이 변수라는 평가다.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컴퓨터와 반도체, 선박에 일반기계가 더해진 4가지를 올해 수출 효자종목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