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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정크본드 각광…"ECB가 시장 왜곡"

기사등록 : 2015-04-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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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리스크 간과 vs 당분간 강세 지속

[뉴스핌=노종빈 기자] 디폴트 리스크가 높은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가 큰 인기를 끄는 등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 결정에 따라 유럽 채권시장이 크게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유럽계 정크본드, 4%대 낮은 수익률

최근 유로존 주요국 국채들 가운데 약 3분의 2 이상은 1% 미만의 수익률로 거래되고 있다. 또 전체의 4분의 1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거래중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채권의 제로 수준의 미미한 수익률보다 훨씬 큰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이유로 정크본드가 각광받고 있다.

보통이라면 정크본드 투자는 투기적인 성격에 가까운 것으로 인식되지만 최근에는 정크본드가 중요한 투자 종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크본드라고 해서 반드시 고수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도 변하고 있다.

정크본드에 대한 투자의욕과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정크본드의 발행금리도 4.35% 수준까지 크게 떨어졌고 유로존 내 거래 규모도 최근 3650억달러까지 빠르게 확대했다.

◆ 발행 물량도 빠르게 확대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올해 정크본드 발행 시장 역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대비 73% 확대한 300억유로 수준까지 확대됐다.

시장분석업체 마킷에 따르면 지난 2월과 3월 유로존 정크본드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각각 7억65000만달러와 5억달러 수준을 기록했으나 4월 첫주에는 4200만달러로 약간 둔화된 상태다.

정크본드에 대한 수요확대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도 가파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초 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결정으로 인해 채권 시장의 거래 질서가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티볼트 콜리 UBS 투자전략가는 "과거 정크본드에 해당하던 기업 신용등급은 'BBB'나 'BB' 등급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이보다 더 낮은 'BB'와 'B' 등급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낮은 신용등급·높은 리스크 경고

일부 채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자체의 높은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데이비드 에넷 스탠다드라이프 유럽고수익채권부문 대표는 "예컨대 CCC등급 정크본드의 경우 높은 디폴트 리스크나 유동성 확보의 어려움에도 불구 훨씬 낮은 수익률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이고 악사 선임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CB가 상거래 도덕상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더 큰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브르 모이니 페이든앤라이젤 고수익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 유동성은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고 투자 자산의 종류도 많아졌다"며 "하지만 은행들의 투자는 위축되고 있어 높은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당분간 수요강세 지속 전망도

반면 당분간 유로존 내 정크본드의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다.

낮은 자금조달 비용과 유로화 약세, 낮은 대환 대출비용 등 시장 환경의 다양한 이점들로 인해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와 같은 투기등급 채권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크본드를 발행한 기업들의 실적이 유로존 경기회복에 따라 개선되고 이에 따라 디폴트 가능성도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레인 스틸리 JP모건 자산관리 펀드매니저는 "미국 정크본드의 15%는 에너지업종 기업들이 발행한 것으로 유가 급락사태에 따라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반면 유로존 정크본드의 경우 에너지업종 발행물량은 전체의 1%에불과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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