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러시아 소비자들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애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이 루블화 강세에 아이폰6 등 주력 제품들의 가격을 일제히 내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주요 제품 가격을 35% 올린 이후 4달 만이다.
최근 루블화 가치의 가늠자 역할을 했던 아이폰의 가격이 인하되자 시장은 루블화 강세가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CNBC는 애플이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아이폰6 플러스 가격을 10% 가량 내렸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이폰6 플러스 가격은 기존 6만1990루블(약 135만8200원)에서 5만5990루블로 6000루블 인하됐다. 아이폰6 가격도 5000루블 내렸다. 다만 비츠 헤드폰과 키보드 등 악세서리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됐다.
애플은 앞서 지난해 12월 루블화 추락을 이유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35% 인상한 바 있다. 당시 루블화는 경제제재와 국제유가 하락 여파에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50% 가까이 폭락했다.
그 후로도 루블화 약세가 지속되며 환율 변동성이 증폭되자 애플은 급기야 지난해 12월 17일 "제품 가격을 매길 수 없다"며 러시아에서 애플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애플이 가격 인하를 결정한 배경으로는 최근 루블화가 반등에 성공해 달러/유로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는 최근 3달새 21.78% 내렸다.(루블화 가치 상승) 같은 기간 유로화 대비로는 29.29%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고 우크라이나 정전 협정에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되면서 루블화 약세를 조장할 요인이 사라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루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러시아 당국이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이먼 퀴지아노-에반스 코메르츠방크 신흥국 조사 대표는 "지나친 가치 절상은 기준금리 인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당국은 루블화 강세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4월말 쯤 당국이 기준금리를 200bp(1bp=0.01%)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의 금리 인하 조치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4%로 1%p(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올 들어서만 두 번째 금리 인하다.
당시 중앙은행은 산업활동 위축에 따른 경기 냉각을 막기 위해 인하를 결정했으며 물가를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올 연말께 달러/루블 환율이 50루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