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서방국 제재와 루블화 폭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러시아가 자국 은행들을 위해 긴급 유동성 투입을 결정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 [출처:러시아 정부 홈페이지] |
유가와 더불어 루블화 가치가 폭락세를 연출하면서 예금인출 및 달러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은행들을 위한 유동성 지원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르면 내년 초 금융 기관들이 자금을 제공받기 시작할 것이며 이번 법안은 러시아 은행들이 마주한 모든 리스크들을 커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T는 이번 법안이 재무부의 은행 구제금융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지표 사이트인 인베스팅닷컴 역시 러시아의 유동성 투입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재무부가 마련한 부실기관 구제금융제도(TARP)와 닮은 꼴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법안을 통해 VTB, VTB24, 가즈프롬뱅크 등 대형 국영은행들은 물론 알파뱅크나 유니크레딧뱅크 등 민간은행들이 구제를 받을 예정이며 아직까지 대상 은행들에 대한 최종 명단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중요도를 바탕으로 지원 은행들을 선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뱅크의 경우 필요 시 중앙은행으로부터 별도의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파격 인상한 러시아 중앙은행은 은행이 제공하는 채권을 담보로 외화를 제공하는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규모를 최대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