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이 부동산 시장 유동성 개선과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가주택은행'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주택은행은 주택저당채권담보부증권(RMBS) 발행을 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장치광(張其光) 중국 주택건설부공적금관리사 사장(司長, 국장급)은 최근 기고문에서 국가주택은행의 설립 취지와 계획을 상세히 밝혔다.
장 사장은 "중국 경제의 부동산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부동산 침체가 초래할 각종 부작용과 중국 경제 경착륙을 예방하기 위해 주택금융을 전담할 기구 설립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주택금융 전담 국책은행의 이름은 국가주택은행(國家住房銀行)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주택은행의 운영 방식은 중국 국가개발은행 유형과 미국의 패네메이 혹은 프레디맥 유형 두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미국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패네메이는 미국의 주택담보 대출 금융회사이고 프레디맥은 연방주택금융저당회사다.
국가개발은행 방식을 취하면 국가주택은행이 직접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 자금 수요자에게 대출을 해주게 된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상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담보권을 기초로 주택저당채권담보부증권(RMBS)을 발행, 개인주택 시장 활성화를 촉진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택저당증권(MBS)는 금융기관이 주택을 담보로 장기대출을 해준 주택 저당채권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증권으로 일종의 자산담보부증권(ABS)이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는 CMBS, 주택저당채권 담보 RMBS라고 한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를 통해 이 분야에 다양한 경험을 쌓은 미국의 관련 제도가 중국 국가주택은행 설립과 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국가주택은행이 설립되면 중국 개인 실수요자의 주택구매와 부동산 개발업체의 융자가 쉬워질 전망이다. 또한, 주택공적금 개혁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주택공적금은 중국 정부가 직장인의 주택구매 자금 저축을 위해 만든 제도로, 의료보험처럼 직장인과 소속 회사가 매월 일정금액을 불입해 조성된다.
중국 직장인들은 매월 납부한 주택공적금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는데, 은행은 금리가 낮은 주택공적금 담보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정부의 장려에도 은행이 주택공적금 담보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낮은 수익성 외에도 은행권 자산 구조 문제 때문이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 상업은행의 부실자산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그간 은행권이 WMP(자산관리상품) 발행을 확대하면서 은행 부채 구조는 악화됐다. 부채구조가 안정적인 개인저축은 줄어들고 고금리 WMP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은 만기가 길고 금리가 낮은 주택공적금 담보 대출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가주택은행의 MBS 발행은 개인의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난과 부동산 개발기업의 융자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은행은 MBS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수료 수입 증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