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금융시장은 이미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스의 국채 수익률 폭등과 헤지 거래 급증, 여기에 독일 국채 수익률의 급락 등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출처=블룸버그통신] |
그리스의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7%를 상회,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30%를 향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포렉스닷컴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이사는 “3년물 국채 수익률은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다”며 “그리스의 구제금융 만기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리스 국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향후 5년 이내 디폴트 리스크를 77%로 반영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EU 정책자들이 무질서한 디폴트를 최대한 지양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없지 않지만 경계감 상승이 두드러진다.
바클레이스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내지 못한 채 현금이 고갈되는 상황을 맞을 경우 디폴트가 불가피하며, 금융시장은 이미 최악의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디폴트가 곧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그렉시트의 가능성이 40%에 이르며,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황 반전을 기대할 만한 신호를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날로 뚜렷해지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그리스의 디폴트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그리스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날 장중 0.05%포인트까지 밀리며 0%에 바짝 근접한 데서 투자자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월가의 닥터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는 그리스가 사실상 파산 상태라고 주장했다. 미국 투자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그는 “그리스는 이미 파산 상태를 맞았고, 디폴트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앞으로 10년간 연 10%에 이르는 성장률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부채를 상환할 수 없다”며 “투자자와 정책자 모두 현실을 받아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