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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바이블 ‘무어의 법칙’ 반세기만에 깨졌다

기사등록 : 2015-04-1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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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 개발 및 생산 비용 가파르게 상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반도체 업계의 바이블로 통하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효율과 저비용으로 요약되는 반도체 칩 기술 혁신이 벽에 부딪혔다는 얘기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메모리 용량과 속도가 1년6개월마다 두 배 증가한다는 IT 업계의 원칙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인 고든 무어가 창안했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무어의 법칙은 IT 기술 혁신 과정에 현실로 입증되며 불변의 진리로 우뚝 섰지만 50년 만에 퇴출 위기를 맞았다.

반도체 칩 개발 현장[출처=신화/뉴시스]
 17일(현지시각) 컨설팅 업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래티지에 따르면 최신형 반도체 칩의 디자인 및 테스트에 투입되는 비용이 1억3200만달러로, 직전 최신형 칩의 비용에 비해 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일부 반도체 업체들은 더 이상 칩 개발 및 테스트 비용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는 10년 전 비용이 1600만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격한 반전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새로운 칩 공정이 등장하면서 발생했다. 현재 반도체 업계는 14나노미터 크기의 칩에 과거보다 수억개의 트랜지스터를 담아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실리콘 와이퍼를 최신형 컴퓨터 칩으로 가공해야 하는 공정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무어의 법칙에서 제시하는 시간 및 비용 절감을 이뤄낼 수가 없는 실정이다.

관련 업체들은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칩의 크기를 지속적으로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익률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칩 개발 업체들은 비용 문제를 이유로 들어 최첨단 상품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최신 기술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 새로운 IT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50년간 불변의 진리로 통했던 무어의 법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브로드컴의 헨리 사뮤엘리 회장은 “최신형 칩 개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이들 칩의 제작 비용이 가파르게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래시 메모리 칩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마크 듀칸 최고경영자 역시 “반도체 칩 최신 기술 개발에 비용을 감내하겠다고 나서는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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