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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보다 ETF] 겨우 원금회복했는데…세금 폭탄에 망연자실

기사등록 : 2015-04-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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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고액자산가, '세금 역차별'로 해외 직구 나선다

[편집자] 이 기사는 지난 4월 17일 오후 4시 46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 50대 자산가 손안정(가명)씨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상해A 50지수 ETF에 3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그가 투자하자마자 중국 증시가 단기조정을 받으며 한달만에 12%의 손실이 났다. 매매가 자유로운 ETF의 특성상 그는 ETF를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며 겨우 원금은 건졌다. 그런데 연간 세금을 보니 손실은 감안하지 않고 원금회복을 위해 상승한 12% 부분만 과세에 포함됐다. 그는 실제로 총 수익은 없는 상황에서 세금만 물게됐다며 억울해했다. 게다가 과표상 수익이 종합소득과세 기준인 2000만원을 넘는 바람에 부과 세율은 더 높아졌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지수 ETF의 세금 역차별로 인해 거액자산가들이 해외 ETF 직구(직접구매)에 나서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주식 ETF(국내 파생형, 원자재, 채권형 포함)는 보유기간 과세가 적용된다. 즉, 매수-매도 가격간 차이로 발생하는 매매차익과 과세표준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분을 따져 둘중 작은 금액을 기준으로 소득세(15.4%)를 원천 징수하는 것.

여기서 매매차익은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ETF의 가격 변화의 차이를 의미하며, 과세표준가격은 ETF 수익에서 비과세부분을 제외한 과표기준가격으로 일별로 공표된다.

심정한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솔루션팀 과장은 "만일 ETF를 하루안에 사고팔면 과표기준가는 같기 때문에 이에따른 세금은 없어지는 셈이며, 매매차익은 매수·매도가가 장중에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하루안에도 수시로 달라질 수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ETF는 채권의 이자수익이나 주식의 배당금 같은 '분배금'이 일정 기간마다 지급되는데 이 수익에 대해서도 15.4%의 배당 소득세가 과세된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반면, 해외시장에 상장된 해외주식ETF를 '직구'할 경우 전체 수익에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양도소득세 22%만 부과한다. 이 소득은 종합소득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거액자산가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하다.

나상현 KDB대우증권 세무사는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를 매매하는 경우 양도소득 과세 대상이나, 종합소득과세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에게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거액자산가들이 해외 직구 ETF를 선호하는 이유는 '손익통산' 문제 때문이다. 즉, 국내 상장된 해외주식 ETF는 펀드를 사고팔때마다 수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만 해외에 상장된 해외주식 ETF는 연간기준으로 이익과 손실을 더해 총 수익 개념으로 과세한다.

앞서 언급한 손모 씨의 사례처럼 국내 상장 해외ETF에 투자할 때 잦은 매매로 손실과 이익을 반복하게되더라도 '이익분'에 대해서만 과세를 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손에 쥐는 돈은 없는데 세금만 물게되고 종합소득과세 대상에 까지 포함될 여지가 있다.

이같은 '세금 역차별'은 현재 한국거래소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기획재정부 세제실에 지속적으로 건의를 한 상태다.

김영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상품제도팀장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168개 ETF중 44개가 해외ETF로, 국내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수요를 일부 흡수하기는 했지만 세금 역차별 문제로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지난해부터 기획재정부 세제실에 과세 일원화를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시장에 상장된 국내ETF는 거래세(증권거래세 0.3%)나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다. 다만 분배금에 대해서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일괄적으로 적용받는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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