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스카이 ′베가′ 폰을 만든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청산 위기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20일 "업체들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형식적 기재사항 미비 등으로 인수의향서가 유효하지 않거나 실질적인 인수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이에 따라 후속 입찰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팬택의 공개 매각 마감일인 지난 17일에는 3곳의 업체가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과 KDB대우증권 측에 인수의향서를 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인수의향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법원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3곳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팬택 베가아이언2 <사진제공=팬택> |
그러나 결국 이번 공개 매각마저도 3일 만에 불발 발표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팬택이 기업청산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개 매각 입찰을 진행했을 당시, 매각 주간사 삼정회계법인도 팬택의 청산가치(1505억원)를 계속기업가치(1114억원)보다 높게 책정한 바 있다.
지난 두 번의 매각 시도 과정에서도 팬택에는 이렇다 할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1차 공개 매각 때는 인수의향서를 낸 곳이 없었다. 지난달에는 인수 의사를 밝혔던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대금을 내지 않음에 따라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향후 절차는 관리인과 채권자 협의회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결국은 파산할 확률이 높은 것 같다"며 "파산절차로 가게 되면 법원 주도 하에 자산을 다 팔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팬택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에 업계는 주목해 왔다. 팬택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13% 정도의 점유율을 유지했던 제조사다. 팬택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2~3위 스마트폰 제조사에 오르며 대기업과 당당하게 경쟁한 상징적 존재기도 했다.
휴대폰 업계 관련자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던 팬택이 없어져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줄어 들게 될 것"이라며 "그 자리를 중국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외산폰이 꿰차게 될지, 삼성과 애플, LG가 전부 차지하게 될 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