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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카다피 몰락과 IS가 지중해 난민 참사 배경"

기사등록 : 2015-04-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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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야, 난민 출발 거점…카다피 집권시 국경봉쇄

[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수 백명의 사상자를 낸 지중해 난민선 전복사건의 배경이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의 몰락과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득세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난민들 <출처=블룸버그통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SCM)와 유로뉴스 프랑스24 등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각)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들의 유럽행 밀항이 카다피의 몰락과 IS의 등장 이후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19세기 리비아는 북미와 유럽에 아프리카 노예를 이송하는 거점지였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후로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변했고 유럽엽합(EU)은 이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를 꿰뚫고 있던 카다피는 유럽행 밀항의 거점지라는 지정학적 요소를 이용해 EU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2010년 8월 BBC 보도에 따르면 카다피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유럽은 더 이상 내일의 유럽이 아닐 수 있다"며 "리비아가 아프리카 난민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검은 유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수 백만명의 미개한 아프리카 난민의 유입에도 유럽이 백인과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선진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카다피가 리비아 국경봉쇄의 대가로 EU에 요구한 것은 연간 50억유로의 현금 지원이다. 카다피는 앞서 2008년 이탈리아 해군과 공동작전으로 이탈리아행 불법 난민 수가 대폭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루이기 드 마기스트리스 이탈리아 유럽의회 의원은 "과연 카다피가 난민통제 대가로 요구한 50억유로의 돈이 흘러가겠느냐"며 "카다피 정권 유지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에 따르면 난민들은 리비아 GDP(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며 이 자금은 모두 테러리스트 등에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탈리아와 리비아는 2008년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 리비아 항구 통제와 리비아 투자를 상호 조건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리비아는 주요 항구에 수용소를 설립하는 등 난민들의 밀항을 철저히 봉쇄했다.

하지만 2011년 반정부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 정권이 몰락하고 급격히 세를 넓힌 IS가 무차별적인 학살에 나서면서 난민 사태는 더욱 심화됐다.

최근 목숨을 걸고 밀입국을 시도하는 난민들로 지중해에서는 인명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0일 그리스 남동부 에게해 로데스 섬 앞에서 약 200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태운 선박 1척이 침몰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날 정오까지 모두 83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리비아 해안에서 난민선이 전복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은 리비아 연안에서 100km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난민선이 전복돼 최대 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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