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엔/원 환율이 7년여 만에 900원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여행업종주 수혜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5월 황금연휴가 코 앞인 상황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 증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와 같은 여행 업종의 주가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23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한 때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67원까지 내려섰다. 7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선 것.
다만 엔/원 환율 900선 붕괴가 국내증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많은 수출 기업의 제품이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기 때문에 환율이 내려서는 것은 이들 기업이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에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생산라인 등을 해외로 많이 옮겨간 상태라 직격탄을 맞는다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풀이했다.
엔/원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주에 대한 피해가 제한적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종목으로 눈길이 모아진다. 대표적으로 여행주가 꼽혔다. 특히 오는 5월 황금연휴 여행주간과 더불어 엔화 약세는 여행주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송원선 하나투어 홍보팀 과장은 "5월 황금연휴 때는 할인 프로모션을 안 해도 오히려 좌석이 없어서 자리를 찾는 것 자체가 장점이 된다"며 "환율이 떨어지면 여행객이 더 늘어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5월에는 근로자의 날(1일)과 어린이 날(5일)이 포함돼 있는 첫번째 주와 석가탄신일이 있는 셋째 주를 포함해 두 번의 '황금연휴'가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5월 일본으로 나가는 여행객 규모는 23일 현재까지 총 3만1900여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03% 늘었다. 지난해 5월 여행수요 급감으로 일본 여행객 수는 1만5800여명 수준에 그쳤다.
특히 첫 번째 황금연휴 기간 중 30일부터 5월 3일까지 4700여명, 두 번째 연휴에는 기준 5월22일과 23일 양일 간 2600여명이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약세라는 건 한국 사람이 일본으로 나가는 게 더 편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여행주의 주가는 매출보다는 볼륨(출국자 규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에 엔화가 내려가면 주가에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이와 더불어 면세점이나 아웃바운드 등 신사업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많이 올랐던 주식은 부담스럽기 마련이지만 여행주는 아직 더 오를 여지가 남아있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하나투어(위)·모두투어(아래) 일봉 차트 <자료=대신증권 HTS 시세조회화면 캡쳐> |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