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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원 900원 붕괴] 日자동차·맥주, 엔저타고 한국소비자 잡았다

기사등록 : 2015-04-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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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업체들, 공격적 마케팅 펼쳐 시장점유율 확대

[뉴스핌=이연춘 송주오기자] 엔저(엔화 약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와 맥주가 국내 소비자의 지갑을 훔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한국토요타, 혼다 등 일본자동차의 올 1분기(1~3월) 판매량은 6938대로 전년동기 대비 38.2% 늘었다. 일본차의 판매증가율은 수입차 평균(32.7%)보다도 높다. 일본자동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10.03% 상승한 2만4093대였다.  

일본 자동업체들은 엔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혼다자동차의 경우 일본에서 직접 수입해 판매하다보니 차값 인하 효과가 두드러졌다. 혼다가 최근 출시한 대형 세단 레전드의 경우 6480만원에 팔리고 있다. 엔고이던 2011년 7250만원에 판매됐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800여만원의 인하효과를 본 셈이다.

혼다코리아 측은 "레전드는 일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인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엔저와 함께 독일자동차, 미국자동차 등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본자동차의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한 것이 한몫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직접적인 엔저효과는 없지만, 부품부문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차값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입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가파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한 목소리로 "엔저 효과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들여오는 모델들이 대부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한국토요타 측은 "주력 차종을 미국 공장에서 수입해오고 있고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엔저효과는 크지 않다"면서도 "본사 차원에서 제품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아사히주류>
한국내 아사히, 삿포로, 기린, 산토리 등 일본 맥주의 인기는 연일 상한가다.

국내로 수입되는 일본 맥주의 경우 1년새 30% 가량 급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3년 2만 5047t이었던 일본산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27.4% 증가한 3만 1914t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3만t을 넘어섰다. 맥주의 전체 수입량 증가율 25.5%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입 금액도 일본산은 이기간 2793만7000달러에서 3321만2000달러로 18.9% 증가했다. 다만,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맥주의 전체 수입금액 증가율 24.6%(8966만7000달러→1억1168만9000달러)보다는 낮았다.

일본 맥주는 엔저 현상으로 자금여력이 생긴 일본 업체들이 가격 할인 등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결과로 풀이된다. 엔화로 인해 일본 맥주를 수입·유통하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 만큼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수입맥주 1위인 일본 아사히맥주가 이례적으로 가격을 내린바 있다. '업소용' 아사히 수퍼드라이 병맥주(330ml)의 주류 도매상 출고가격을 종전 2450원에서 2170원(세금 불포함)으로 11.4%(280원) 인하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엔저 현상'으로 수입업체의 부담이 큰 폭 줄어 든 것도 가격인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엔화 약세로 소주와 막거리 등 한국산 술의 일본 판매는 급감하고 있다. 엔저 현상과 일본내 혐한(嫌韓) 분위기 확산이 원인으로 꼽힌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소주 전체 수출의 70% 차지하는 일본의 수출량은 떨어졌다. 지난해 소주의 일본 수출량은 5만2271t으로 전년의 5만7534t에 비해 9.1%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현상으로 일본사 맥주 등의 공습으로 주류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술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 일본시장 수출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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