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연이은 경제 지표 부진에 월가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1분기 간신히 경기 후퇴를 모면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분기 이후 성장률도 기존의 예상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2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IB)이 1분기 성장률 전망을 낮춰 잡았다. 성장률이 1%에 못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쇼핑몰의 파격 세일 현장[출처=블룸버그통신] |
앰허스트 피어포트 증권은 1분기 미국 경제가 제자리걸음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률이 0%로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도이체방크 역시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수정, 기존의 예상에서 1%포인트 끌어내렸다. JP모간도 1분기 성장률이 0.6%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 종전 전망치 0.7%에서 하향 조정했다.
이 밖에 바클레이스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1.1%로 내렸고, JP모간은 2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3.0%에서 2.5%로 상당폭 낮춰 잡았다.
3월 내구재 주문이 4% 늘어났지만 이는 자동차와 항공기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이코노미스트가 중시하는 기업 지출은 0.5% 줄어들었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방위 자본재 지출은 2월 수치도 2.2% 감소로 수정됐다.
기업의 투자와 제조업 경기가 상당 기간 저조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업계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또 최근 고용 지표와 가계 지출, 신규 주택 판매 등 주요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만큼 1분기 성장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RBS의 테일러 투치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지표가 대부분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이 때문에 성장률 전망이 떨어지는 한편 국채 매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주 성장률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이 공개되는 만큼 증시 향방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앰허스트 피어포트의 스티븐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운송 부문을 제외하면 3월 내구재 주문은 사실상 0.2% 줄어든 셈”이라며 “핵심 자본재 주문이 7개월 연속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감소 추이는 미국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 이후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라는 것이 스탠리의 주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경제 지표 역시 만족스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소비자 지출이 3월 저조한 수준에 그친 데 이어 2분기 더욱 후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JP모간에 따르면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9월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50%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