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의 독과점 횡포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전담팀을 꾸린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오라클을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가 오라클을 제재하면 세계 최초 사례가 된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을 대상으로 독과점 불공정행위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은 DBMS(Data Base Management System)로 데이터를 저장, 검색, 가공 등을 하는데 쓰이는 필수 소프트웨어다.
오라클은 DBMS를 판매하면서 차기 버전을 강제로 깔도록 했다. 버그나 장애가 생길 경우 AS용 유지보수 서비스라는 명목이다. 공정위는 이 행위가 끼워팔기에 해당하고, 다른 경쟁 회사가 진입하는 것을 방해한 불공정행위로 봤다.
기업이 오라클 제품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MS)나 IBM 등의 경쟁제품을 구매하려고 해도 유지보수를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오라클 차기 버전 제품을 구매하게 돼서 고객을 가두게 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또 오라클이 제품을 판매하면서 유지보수가 필요없는 인사, 재무, 고객관리 등의 프로그램도 따로 선택하지 못하고 일괄적으로 유지보수 서비스를 다 받도록 하는 것도 지적했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을 늘리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했다고 보는 것.
신영선 처장은 "한국오라클의 1년 매출이 8000억원인데 이런 불공정행위로 60%가 유지보수 매출에서 나온다"며 "이르면 6월까지 조사를 끝내 사건을 전원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신 처장은 "오라클 회장이 포브스 기준으로 세계 5대 거부"라며 "오라클이 주로 기업이 고객이라고 소비자들이 잘 모를 수 있는데 거대한 글로벌 IT회사로 첫번째 ICT전담팀의 작품으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차장은 미국의 통신칩 제조업체인 퀄컴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 여부 조사에 대해서는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다"며 "올해말까지는 조사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